brunch

200달라만 환전해도 될까? 나머지는 원페이

조이패밀리라오스배낭여행이야기

by 조아빠


"원페이?"

라오스 여행 중에 우리가 가장 많이 했던 말 중에 하나다.


라오스 비엔티안 공항에 먼저 도착한 아내는 우리를 기다리며 라오스 유심을 구입했다. 유심 구입을 하면서 100달라를 냈고 거스름돈을 라오스 돈(낌)으로 받을 수 있어 따로 환전을 하지 않았다. 숙소로 이동할 때 탈 택시 앱인 인드라이브도 어떻게 사용하는지 연구해 놓았다. 아내가 있으니 든든하다.


"여보 여기서 10분 걸리고 60,000만 낍이면 간다고 하는데 택시 부를까요?"

"그래요 불러요."

"잠시만, 애들아 화장실 갈 사람? 없어요?"


조아빠는 얼른 숙소로 가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아이들 화장실을 먼저 챙기고 보며 역시 엄마라는 생각을 했다. 인드라이브에서 우리의 숙소를 미리 입력해 놓은 아내는 일사천리로 택시를 부르려고 했다. 시간과 금액이 나오는데 60,000 낌이 나왔다. 아내는 그 가격에 택시를 부르려고 했다.


"60,000낌 나오는데 불러요?"

"아니~ 48,000낌 입력하고 불러요"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3-19_%EC%98%A4%ED%9B%84_5.26.48.png?type=w773

한국에서 라오스의 택시 문화를 공부하고 온 조아빠의 말대로 20% 할인된 금액을 입력했다. 인드라이브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금액을 제시해 주는데 꼭 그 가격으로 갈 필요는 없다. 사용자가 금액을 제시할 수 있고 그 금액에 따라서 주변에 있는 여러 택시 기사들이 다시 가격을 제시한다. 그중에 우리는 최저가인 50,000 낌과 별점이 높은 기사를 선택했다. 우리가 선택한 기사의 차량번호가 앱에 표시가 된다. 나는 공항 입구에 서서 우리에게 배정된 차량번호를 입으로 중얼거리며 차가 오는지를 보려고 했지만 입국하는 사람들이 많아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어 쉽게 찾기 어려웠지만 인드라이브 앱을 통해 기사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우리는 택시를 찾아서 탈 수 있었다.


(참고로 루앙프라방에서 많이 쓰는 로카는 사용자가 가격을 제시할 수 없습니다. 루앙프라방에서 인드라이브를 사용할 수도 있는데 기사가 적을 뿐입니다. 저희는 루앙프라방 숙소에서 기차역까지 로카로 130,000낌 나왔는데 인드라이브로 100,000 낌에 탔고 주차료를 내는 거 같아서 110,000낌 드렸습니다.)


택시 기사는 가방도 트렁크에 같이 실어고 밝은 톤의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친절함이 느껴졌다. 차를 타보니 중국 SUV 전기차 같은데 상태는 너무 좋았다. 출발하면서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구글 지도를 켜고 숙소로 향했다. 택시가 도착을 했다며 멈춰 선 곳에는 우리 숙소가 없었다. 기사도 네비를 보고 온 것이라 어리둥절하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구글 지도를 보니 근처였는데 자정이 넘어서 그런지 불도 거의 꺼져 있고 잘 보이지 않았다. 기사에게 지도를 보여주니 차를 돌려 30초 갔나? 우리 숙소가 바로 근처에 있었던 거였다. 도착을 해서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기사가 차에서 내려 우리 숙소로 뛰어갔다. 알고 보니 숙소 직원이 출입구를 닫고 로비 불을 끄려고 하고 있었다. 라오스 여행 준비를 하면서 많이 보았던 후기 '야간에 숙소에 도착했는데 직원이 없어서 당황하고 문을 두드리고 엄청 오래 기다렸어요.'를 경험할 뻔했다. 참 감사한 순간이었다. 이 기사가 왜 별점이 높은지를 알 수 있었다.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3-23_%EC%98%A4%ED%9B%84_9.04.17.png?type=w773 친절한 인드라이브 기사님 우리의 별점은 5점 만점 중에 5점

이제 결제를 할 차례였다. 나는 원페이가 되는지를 물었고 기사는 가능하다면 휴대폰에서 결제 큐알을 보여주었다. 아내가 네이버페이 GNL로 결제를 하려고 하니 안되었다. 분명 된다고 했는데. 2번 시도를 했는데 결제가 안돼서 일단 유심 사며 환전한 낍으로 차비를 지불하고 숙소로 들어갔다. 아내가 체크인을 하는 동안 조아빠의 머리는 갑자기 바빠졌다. 분명 원페이가 잘 된다고 했는데 왜 안되는 거지? 현금은 200불밖에 들고 오지 않았는데 어쩌지, 앞으로 여행을 어떻게 할지가 난감했다.

여행을 준비할 때 얼마를 환전해 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가고 싶은 식당, 하고 싶은 액티비티, 생필품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하고 혹시 모를 여유분까지 생각했어야 했다. 도대체 얼마를 해야 하는가? 그러던 중 라오스는 GNL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너무나 잘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원페이였다.

"여보 라오스는 모바일 결제가 잘되어 있다는데 우리 200달라만 환전해 갈까요?"

"그래요? 다 된데요? 잘 알아본 거죠? 혹시 안되면 어떻게 해요?" 대책은?"

"음~~ 잘 된다는데... 다른 사람들 다 잘 섰다고 하던데..."

"그래도 혹시 안 될 수도 있잖아요."

결국 우리는 200달라만 환전을 하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BC카드를 챙겼다.

그렇게 200달라만 환전해 왔는데 첫날부터 원페이가 되지 않았다. 오~~ 주여~~~

숙소에 들어가 씻고 나니 새벽 2시가 거의 다 되었다. 한국 시간으로 4시... 헐~~ 일단 자고 생각하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이 8시 정도에 기상을 하고 아내와 네이버 페이가 왜 안된 이유를 찾아보았다. 이유인즉 아내가 네이버 앱으로 들어가서 페이 사용을 하려 했던 거였다. 찾아보니 네이버 페이 앱으로만 결제가 가능했는데 아내는 국내에서도 그렇게 사용해서 당연히 될 거라 생각했던 거였다. 우리는 깔끔하게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전체 일정 중 중간에 귀국하는 아내는 비엔티안 관광을 할 시간이 없었기에 아침을 포기하고 근처에 있는 관광지에 가기로 했다. 조하조아남매와 조아빠는 일정 마지막에 2박의 시간이 있어서 여유롭게 방비엥으로 교통편을 예약하고 비엔티안에서 유명한 도가니 국수를 아침으로 먹기로 하고 출발을 했다.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3-21_%EC%98%A4%ED%9B%84_2.41.14.png?type=w773 숙소 앞 거리 아침먹으로 가는 길

11박 12일 동안 환전해간 200달라를 억지로 사용해야 할 정도로 네이버페이 GNL은 원페이란 이름으로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하였다.


네이버페이 앱으로 결제를 하니 원페이가 너무나도 잘 되었다. 11박 12일의 여행을 하면서 혹시 안되는 곳이 있을 수도 있기에 현금을 계속 소지하고 있었고 결제를 할 때 원페이를 물어보았다. 여행 후반부에는 우리 애들이 택시를 타고 내릴 때나 구매할 때 원페이를 먼저 물어볼 정도로 익숙해졌다. 현금은 여행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일부러 사용해야 할 정도였다.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3-19_%EC%98%A4%ED%9B%84_11.07.22.png?type=w773 원페이 QR찍고 결제

네이버 페이 앱에서 해외 결제 GNL을 선택 원페이 QR를 찍고 낌을 입금하면 된다.

해외여행을 하면 환전해간 달라나 현지 돈을 다 들고 다니다 잃어버릴까 봐 부담될 때가 많았다. 숙소 금고에 넣고 가기도 혹시 모를 도난 때문이 걱정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 마 이번 라오스 여행은 거의 모든 것을 원페이로 결제를 할 수 있게 되니 참으로 몸도 마음도 편안했다.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현금을 안 쓰니 내가 얼마나 쓰고 있는지 현실감 별로 없다는 것이고, 핸드폰 배터리가 방전되었는데 현금도 안 가지고 있다면 큰 낭패를 본다는 것이다. 조아빠도 보조배터리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서 이런 사태가 터질 뻔한 적이 2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가이드, 식당의 도움을 받아 충전을 할 수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원페이로 우리끼리 웃은 일이 있었다. 아이들과 미용실에 가서 결제를 지역화폐로 하려고 하니 QR이 보였다.


우리 아이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거 없이

"원페이?"

라고 외치며 서로 웃었다. 미용실 원장님은 이 사람들이 뭐 하는 건지 왜 자기들끼리 웃는지 궁금했겠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보, 애들아 잘 가... 좀 있다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