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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빠 Jun 09. 2023

나도 팩 사냥꾼이다.

매주 화요일 아파트 분리수거를 하는 날이다.

베란다에 엄청나게 모아 놓은 분리수거들을 가지고 경비실 앞으로 갔다.

분명 지난주에 있었던 우유팩&멸균팩을 모으는 비닐이 없다.

경비분께 물어보니 주민들이 씻지 않고 내놓아서 재활용 업체에서 안 가지고 가니 그냥 종이에 버리라고 한다.


우유팩&멸균팩은 찢고, 씻고, 말려 따로 분리해서 버려야 재활용이 된다.

다른 종이들과 함께 버리면 재활용되지 않고 쓰레기가 된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부터 잘 실천했는데 막상 따로 분리할 수 없다는 소리에 순간

'더 모아서 주민센터로 갈까?' 고민하다가 일반종이와 함께 버리고 왔다.


집에 돌아와서 계속 그냥 버린 팩들이 생각이 났다.

녹색창에 '우유팩 재활용'을 검색하니 다양한 기사가 나왔다.

'15.7%, 우리나라 팩들의 재활용률' , '우유팩&멸균팩 주민센터로~~~', '팩사냥꾼'


15.7%밖에 안된다는 기사에 놀라서였을까? 그때부터 마음에 우유팩에 꽂혔다.

인별그램에 보니 '#팩사냥꾼'으로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분의 글을 보고

'그래 나도 팩 사냥꾼이 되어보자'

결심을 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다.


먼저 궁금증인 든 것은 '나는 왜 주민센터로 가지 않았는가?'였다.

솔직한 이유는 귀찮아서였다.

생각해 보면 찢고, 씻고, 말리는 일이 더 귀찮을 텐데... 왜 그랬을까?

집 앞에 있지 않고 차를 타고 가야 한다는 심리적 거리감이 나를 붙잡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팩을 모아서 내가 가자' 결심을 했다.


함께 할 사람들로 교회가 떠올랐다. 가장 많은 우유를 소비할 거 같은 영아부, 유치부 선생님들께 협조를 요청하고 광고를 했다.

"여러분 매주 오는 교회로 가져오시면 제가 잘 모아서 휴지로 바꿔오겠습니다."


이렇게 나의 팩사냥꾼 활동은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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