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지금 만나러 갑니다

by 구하늘

전화 너머로 억누른 흐느낌이 전해졌다.

시오리는 겨우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힘겹게 입을 뗐다.


"여보세요"


나는 짧은 한숨을 내뱉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아이고... 그동안 혼자 마음고생 많았겠네. 괜찮아?"

"응, 괜찮아. 나보다 오빠가 더 걱정이야. 많이 놀랐지..."


솔직히 놀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스물다섯, 꽃다운 나이의 그녀가 돌싱일 거라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하지만 놀라움보다 앞선 건 안쓰러움이었다. 그동안 이 무거운 비밀을 혼자 품고 나를 마주했을 시오리의 복잡한 심경을 생각하니 가슴 한구석이 미어졌다. 처음 고백했을 때 그토록 망설였던 이유를 이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를 좋아하는 마음은 의지로 조절되는 게 아니다. 고작 친구 사이일 때는 과거를 굳이 밝힐 이유가 없었을 테고, 그러다 어느새 이성적인 호감이 싹텄을 때는 이미 말할 타이밍을 놓쳐버렸을 것이다.


"이혼 한 번 했다고 해서 시오리가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아니잖아. 달라지는 거 하나도 없으니까 그만 울어"

"오빠가 가장 상처받았을텐데 왜 자꾸 나만 챙겨주는거야..."

"음... 좋아하니까?"

"사귀지도 않는데 그런말 하면 안 돼"

"뭐래? 난 이미 고백했거든?"


"...오빠, 보고싶어"


보고싶다는 그 말 한마디가 깊숙이 꽂혔다.


"갈게"


그날 밤,

도쿄행 항공권을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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