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여행할 때 많은 이들이 렌터카를 선택하지만, 나는 이번 여행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운전에 대한 부담과 주차 문제를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택하게 된 교통수단이 바로 800번 공항 리무진 버스였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서귀포까지 이어지는 이 급행 간선버스는 동부와 남부의 주요 관광지를 거치며 이동한다. 첫 탑승 순간부터 ‘아, 이 버스만 잘 이용하면 제주 여행이 충분히 가능하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래 사이트를 통해서 시간표 및 노선도를 확인하고 예매 까지 할수 있다
800번 버스는 제주국제공항을 출발해 함덕해수욕장, 김녕해변, 성산일출봉, 표선해수욕장을 지나 서귀포환승센터까지 달린다. 주요 해변과 관광지를 연계하고 있어, 계획만 잘 세우면 하루 일정에 여러 명소를 담을 수 있다. 나의 경우 공항에서 곧바로 함덕해수욕장에 들렀다가 오후에는 성산일출봉에 올랐다. 버스 안에서 창밖을 보면 푸른 바다와 한적한 시골 마을이 번갈아 나타나며 여행의 설렘을 더한다.
여행 중 느낀 점은, 제주에서 버스를 이용할 때 시간표 확인이 필수라는 것이다. 800번 버스는 평균 20~30분 간격으로 운행되지만, 계절과 요일에 따라 변동이 있다. 첫차는 오전 6시 20분쯤 제주공항에서 출발하고, 막차는 오후 10시경에 있다. 나는 처음에 시간표를 대략적으로만 확인하고 움직였다가, 표선에서 서귀포로 이동하는 길에 30분 넘게 대기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 그 후로는 카카오버스 앱을 통해 실시간 위치를 확인하며 움직였다.
급행버스 요금이 적용되며, 교통카드와 현금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나는 티머니 교통카드를 사용했는데, 환승 할인까지 적용돼 경제적으로 유리했다. 하차 후 40분 이내에 다른 버스를 타면 자동으로 할인되는 구조다. 현금을 낼 경우 잔돈을 준비해야 하며, 외국인 여행객들은 카드 결제를 추천한다. 버스 내부에는 짐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캐리어를 들고 타는 데도 불편함이 없었다.
800번 버스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몇 가지 팁이 있다. 우선, 이동 전 반드시 시간표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관광지 간 거리가 긴 제주에서는 한 번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까지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두 번째로, 교통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환승 시 편리하고 요금도 절약된다. 마지막으로, 성수기에는 혼잡을 피하기 위해 아침 일찍 이동하는 것이 좋다. 나는 여름 피크 시즌에 성산일출봉으로 가는 길에 버스가 거의 만석이었던 경험이 있다.
800번 버스와 공항 리무진 버스는 혼동하기 쉽지만, 성격이 다르다. 800번은 동부와 남부의 해안 관광지를 경유하며, 공항 리무진은 주요 호텔과 관광지 위주로 이동한다. 나의 경우 숙소가 서귀포시 중심부에 있었기 때문에 800번이 더 적합했다. 반대로 호텔이 제주시나 중문 관광단지에 있다면 공항 리무진이 나을 수 있다.
렌터카 없이도 제주 여행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800번 버스를 통해 깨달았다. 창밖에 펼쳐진 바다와 들판을 바라보며 이동하는 시간마저 여행의 일부가 된다. 물론 시간표 확인과 노선 숙지가 필요하지만, 그 과정 또한 제주를 더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다음번 제주 여행에서도 나는 주저 없이 이 버스를 다시 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