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휴식의 순간
안녕하세요, 온틈 에디터 오세훈입니다.
온틈에는 각자의 리듬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멤버는, 마케터 은성 님입니다.
은성 님은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발견하고 있었습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기우는 방향도 놓치지 않았고요.
읽다 보면, 여러분의 하루에도 비슷한 틈 하나쯤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일터에 쓰다 보니,
하루에 정말 ‘내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아무 노력하지 않아도 마음이 자연스럽게 기우는 순간들이 참 소중합니다.
저는 그런 순간들을 그냥 ‘틈’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아도, 가만히 나를 쉬게 해주는 작은 틈들을 소개해 드려요.
[1] 느릿하게 흐르는 걸 바라보는 틈
저는 느린 걸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다들 바쁘고 조급해 보이는데, 한두 걸음 뒤로 물러나서 보면
세상은 생각보다 천천히 흘러가고 있더라고요.
그걸 깨닫는 순간, ‘나만 이렇게 급할 필요는 없었네’하고 괜히 마음이 풀어집니다.
멀리서 바라본 세상의 모든 움직임은 결국 비슷한 결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 제 속도를 다시 찾게 되는 것 같아요.
[2] 물 위를 걷는 틈
강가의 다리를 걷는 시간을 유독 좋아합니다.
지치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땐, 일부러 다리를 찾아서 걷곤 하는데요.
발밑으로 일렁이는 물결을 보며 다리를 건너다보면,
어딘가 물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단단한 땅 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 특유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오히려 복잡했던 마음을 살짝 풀어주는 것 같아요.
[3] 새벽과 아침 사이의 틈
아침의 빛, 공기 같은 감각을 좋아합니다.
지친 저녁 끝, 푹 쉬고 난 뒤 모두가 잠든 새벽에 일어나
무언가에 몰입하는 건 하루 중 가장 설레는 순간이에요.
세상이 조용해지고, 해가 뜨기 직전 오묘한 하늘빛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신비롭게 느껴져요.
그 푸르스름한 어둠을 지나 하루를 시작하고 나면,
오늘 하루도 왠지 잘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고요.
주말엔 일부러 일찍 나가 사람 없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이르게 만나는 풍경은,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4] 일상 속 재치의 틈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다 보면,
가끔은 일상을 재치 있게 뒤트는 낯설고 재미있는 장면들을 찾을 수 있어요.
골목에서 마주친 재미 있는 문구의 현수막이나,
천연덕스럽게 놓여 있던 닭 장난감 같은 것들.
그런 엉뚱한 광경을 마주할 때면,
반복되는 일상에 작고 명랑한 틈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길을 걸으며, 이런 뜻밖의 장면들을 사진으로 담는 것을 좋아해요.
예상치 못한 타인의 유머와 장난스러움은
무뎌진 감각을 깨워주는 나만의 작은 도파민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