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1
#1
J는 대형마트에 갔다. 계산대 입구에서 삼단봉을 든 청원경찰을 보고도 아무 생각없이 인파 속을 지나쳤다. 휴일이라 가족단위의 카트를 밀고 다니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저기 봤어? 경찰이 봉을 들고 서 있는 거?"
K가 무심코 말했다.
"아..."
순간 온몸에 소름이 확 끼쳤다.
"세상에... 뉴스에 그렇게 나오더니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에 [칼부림] 사건이 일어날까 봐..."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상상이 마치 현실이 되기라도 하는 듯 J는 얼굴까지 하얘지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K는 쳐다보지 말라는 듯 J를 이끌며 카트로 요리조리 사람들 사이로 비켜가며 사라졌다.
#2
Y는 술이 덜 깬 걸음으로 원룸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한 손에 플라스틱 콜드브루 라떼병을 들고서.
가벼이 휘청거리며 커피병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순간, 현관 앞 복도에 세워진 자전거 앞 핸들 손잡이에 정확히 명중했다. 자전거 핸들이 그대로 한 바퀴 빙돌더니 바닥에 꼬꾸라졌다. 혼자서 구시렁거리면서 현관 비번을 눌렀다. 해장을 했는데도 현관유리 거울에 비친 Y의 눈은 빨갛게 충혈된 채 흐리멍덩했으며 기억도 나지 않는, 술을 마신 뒤 피자를 구운 흔적인지 검은 원피스 앞가슴에는 불규칙한 얼룩이 져 있었다.
"제길."
Y는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를 외마디를 뱉으며 좁은 단칸방 원룸에 들어섰다. 라떼에 단맛이 하나도 없단걸 느끼고 갈색설탕을 찬장에서 꺼낸다. 플라스틱 뚜껑을 열면서 손이 미끄러져 싱크대에 라떼 커피를 쏟았다. 재빨리 커피를 세우며 설탕을 좁은 입구 안으로 마구 붓는다. 적당히 붓고난 뒤 바닥을 보니 연한 갈색가루가 반짝인다. 반은 바닥에 부은 것이다. 고개를 들어 커피를 흔들려고 하자, 이번엔 찬장의 열린 문 모서리에 정수리가 오지게 찍혔다. 아 할 새도 없이 돌아서서 허리를 숙인 채 싱크대에 널려진 설거지 거리를 무심코 쳐다보다 긴 손잡이 달린 냄비가 이마를 때린다.
"아. X발."
-다음 편에 계속-
(P.S)
여러 고민들을 몇 날 며칠 해오다 주인공은 계속 바뀌는 씬들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글쓰기가 다시 즐거워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소중한 나에게 용기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