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2
#3
G는 생일날 대질 심문이 잡혀 있었다. 2월 15일. 달력에 표시된 빨간 동그라미를 보고서 심장이 떨려왔다. 그날 결국 몇 년 간 보지 못했던 H를 Q경찰서 경제 2팀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동안 겨울날씨답지 않게 따뜻했던 기온이 경찰서 대질 당일날 영하 6도까지 떨어졌다. 여간해서 영하로는 떨어지지 않은 지방소도시의 날씨는 그날의 치열할 심문을 미리 선전포고하는 듯했다.
"자 말씀하세요. 지금부터 대질 심문 들어가겠습니다."
낮고 거칠어서 갈라지는 듯한 목소리로 담당 수사관이 첫마디를 했다.
"저 수사관님 죄송합니다만 담배 한 대 피우고 와도 될까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미리 준비하고 계셨어야지. 여기가 무슨 도떼기시장이라도 되는 줄 아나..."
수사관의 차갑고 딱딱한 말 한마디로 일순에 상황이 종료되었다. 잠시의 침묵이 흐른 뒤, 수사관의 컴퓨터 자판 두들기는 소리만이 적막을 깨고 흘러내렸다.
"H 씨. 묻는 말에 정확히 대답하세요."
눈꼬리가 아래로 처져 보이나 매서운 눈빛의 수사관이 G 씨가 갖고 온 내용으로 정리를 마친 서류를 펼쳐 들면서 묻는다.
"사업자금으로 들고 간 돈 어디다 썼습니까? 여기 보면 700만 원을 빌려서 세탁물운반 사업을 한다며 중고 트럭을 샀다고 되어 있는데 이거 사실이 맞습니까? 이자를 두배로 챙겨 준다며 중고차 경매를 한다고 들고 간 100만 원은 어디다 썼습니까? 이 돈을 다 빌려간 사실이 맞습니까?"
#4
K는 출근을 하자마자 타 부서의 일을 도우러 2층으로 내려갔다. 깻잎머리가 어울릴 듯한 갸름한 얼굴형에 가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그녀는 늘 인기가 많았다. 그녀만의 톡톡 튀는 특유의 말투가 그랬다. 강한 경상도 억양이 그녀의 비공을 통해 앵앵거리는 소리로 내뱉어지면 모든 직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꽃배달 왔습니다. 여기 K선생님 계신가요?"
연분홍, 하양의 리시안셔스와 보랏빛 라벤더가 적절한 초록잎과 배열된 앙증맞은 꽃다발이었다. 마침 그날 2층에 헬프를 왔던 K는 타 부서 직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꽃다발을 받아 들었다.
"아 징짜, 근데 누가 보낸 꽃이라예?"
"70대 신사라고만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P.S)
아무것도 안 쓰고 고민만 많이 하다가 어제 새벽 3시에 후다닥 완성해 버린 습작들. 부끄러워서 오늘 혼자 수십 번 읽어보고 아무도 괜찮은지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걍 여기 올려 버립니다.
"걍 웃으며 애?쁘게 봐주시소"
열심히 책을 읽으며 소설을 써보려 연습하고 있습니다. 저는 헬스장에 몸 풀러 고고.
고맙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작가님들 정말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