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의 세계로

습작 3

by 윤슬





도착하니 임창정의 [흔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밤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Y는 술에 취해 E에게 전화를 했다.


"한잔 하고 있어. 네 생각이 너무 나서 전화했어. 지금 노래방이야 나와. 나랑 한잔하자. 딱 한잔만."


마침 다음날은 토요일이고 음주가무 마다하지 않는 E는 바로 시동을 걸어 스피카주점으로 갔다. 그곳은 뚫려있는 스테이지였다. 여러 팀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술을 마셨다. 룸이 있는 곳은 따로 있었고 홀의 영상을 띄워둔 화면이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다. 영상이 있는 화면이 한쪽 벽면이 되고 ㄷ자 모양으로 둘러쳐진 큰 데스크 왼쪽에는 동호회로 보이는 7-8명의 남녀가 모여 있다. 그 옆으로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혼자 도우미랑 술을 주고받거니. 맞은편에는 50대를 훌쩍 넘긴 남자가 또한 혼자 양주를 마시고 있다.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누군가 노래를 부르면 함께 호응하면서 마치 일개 직장의 단체 회식 같은 느낌을 주었다.


동호회 사람들이 마이크를 놓지 않고 있다. 어두운 홀 안이라 나이는 정확히 가늠할 수 없었지만 선택하는 노래로 보아 50대 후반에 가까운 나이로 생각되었다. 그녀는 최진희의 곡들을 높은 성량으로 간드러지게 불렀다. 흥이 오르기 시작하니 동호회 남자 한 사람이 김건모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부르며 온갖 슬랩스틱으로 좌중을 한참이나 웃겼다.


"무슨 일 있어? 많이 취했네."


"무슨 일은. 그냥 내일 쉬는 날이고 한잔하려고 부른 거지. 인사해. 여긴 직장동료 L이야."


혼자 마시는 줄 알고 급하게 입은 옷에 가디건 하나 걸치고 나왔는데. E는 짜증이 났다.


"초면에 실례가 많습니다.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고등학교시절 공부로는 둘이 뒤에서 1,2등을 번갈아 가면서 했다고요. 하하하."


뭐지. 이 동료는. 초면에 안 할 소리를 하고 있네. E는 Y의 체면을 생각해 꾹 참았다. 모두들 술에 흠뻑 취해 있었고, 함께 있지만 모두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E는 그리 보였다.



(사진출처:네이버에서 퍼옴)


(P.S)

별 욕심 없이 가볍게 써봅니다. 습작이니깐요. 시작은 언제나 망설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