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2주 차 소감문을 냅니다"

콩잎시리즈1-솔직한 마음을 담아서

by 윤슬

-(AI 스피커)

맑은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소리.



"'상처 입은 피해자'에서 누군가를 구원하는 '상처 입은 치유자'로 변신하는 것이다."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정여울-



2주 동안 부지런히 글을 써왔다.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할 만큼 직장에 가끔 피해도 갈 정도로 밤잠을 설치면서 글을 썼다. (주말에도 부동자세로 틀어 박혀 있었다는. 얼마 만에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았는가 말이다.)


누구에게 보여준다는 생각보다는 꺼내놓지 않으면 가슴이 터질 거 같고, 더 기억이 가물거리기 전에 기록을 하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지금하고 있는 일 외에 새로운 소일거리를 만들고 싶어서였다.(1년 전부터 말이다. 혹시라도 다른 수입으로 연결되면 더 좋고. 나는 거짓말을 못한다고나 할까.)

그 와중에 아들의 비웃는 코웃음이 도화선이 되긴 했지만.


짧은 기간이었지만 내뱉고 나니 가슴이 뻥 뚫리는 청량감도 생겼다. 쓰면 쓸수록 더한 책임감도 커진다.


조회수를 매일 같이 검색하고, 내 글을 계속 읽어주며 좋아요! 하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대단히 크다.

글을 올리는 날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며 지각할 뻔한 적도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고 미소가 얼굴 가득 번진다(모든 사람의 경험.)


글 올릴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렸고, 약간의 권태로움에 젖은 직장에 활력을 주었다. 출근하는 길이 즐거워진 것이다. 올리고 나면 조회수가 궁금해졌다.(그게 뭐라고. 하지만 오늘도 통계를 서른 번은 넘게 눌렀다...

그런 과정에서 라이킷을 다시 걷어가는 사람도 목격했다. 10번째 글까지 빠짐없이 읽어 주던 독자가 갑자기 사라졌다. 지금 이 순간도 AI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새소리와 빗소리 가운데 작은 진동으로 좋아요! 알림이 떴다. )


쏟아붓듯이 글을 썼다. 지난 시간들에 혼자 웃기도 하고, 어떤 때는 가슴이 아파와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는 소재도 있었다. 아직도 마음속에서 정리가 안된 것들이리라. 솔직히 미친 듯이 내 글에 빠져들어 타인의 글들을 볼 시간조차 없었다.


이제는 여유를 좀 가지려 한다. 토해낼 때 토해 내더라도 주변글도 진심으로 읽어보고 인색하지 않게 좋아요!라고 눌러 주고 싶다. 나 또한 한결같이 글 올리자마자 힘을 실어준 독자덕에 여기까지 온 것이니까.(아직 갈길은 멀지만. 한 템포 느리게 가자)


그것이 나를 지난 2주 동안 울고 웃게 했다. 반응이 느리게 오면 '아 이 글은 별로구나.' 나는 단순한 사람이라

'글을 그만 써야 하나' 생각하기도 하고. 빠르게 반응이 오면 어린아이마냥 웃으며 즐거워했다.


핸드폰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헬스장에서 걸으면서도 앱을 켜고 내 글을 읽었다. 이상하게도 20번씩 읽으면 내 글이 점점 더 사랑스러운 아이로 변해 나를 더욱 글을 쓰도록 자극했다. 잠도 제대로 안 자고 말이다.


대충 새벽 3시에 글이 마무리되면 침대에 누워 또 폰으로 다시 본다. 글을 일찍 탈고하면 할수록 고칠 것이 더 많다. 그러다 보면 새벽 5시에 불을 끈적도 있다.


'글을 쓰는 것이 이렇게 나를 즐겁게 하는구나'

'모든 걱정도 잊게 하는구나'

'이제 앞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아야겠어. 이제 그럴 나이도 됐지'



퇴근 후 저녁을 가볍게 먹는다. 배가 부르면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진한 커피를 타서 책상 위에 올린다.

무슨 의식을 수행하는 마냥. 청색 버튼 치마로 갈아입고, 초록색 카디건을 걸쳤다.(일주일간 유니폼처럼)


글을 쓰는 자리는 거실 한 귀퉁이. 집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자리다.

조그만 대학교 강의 탁자만 한 곳에 흰색 노트북이 올려져 있다. 소파 옆에 한번 자리를 잡으면 움직이지 못할 만큼 좁은 공간에 의자와 책상, 그리고 나를 밀어 넣었다.



어떤 때는 글이 순식간에 써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글이 안 써져 놀다가 영감을 받는다고 할까. 그러면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소리에 민감한 사람이다. 늘 글을 쓸 때면 자연의 빗소리를 주문한다.


"아리아 자연의 빗소리 들려줘"


아리아는 화답한다.


"[반려동물 연구소]의 자연의 빗소리 들려 드릴게요"


라고 매일 똑같은 소리로 대답한다.


소리 32가 최고인데 혼자 있으면 제일 큰 소리로 켜고 작업을 시작한다.

내 머릿속에는,


'작가라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쓰니깐 작가다'


라는 생각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말이다.(진부하지만 명언이다.)



나는 빗소리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동생과 시골 처마 끝에서 방울져 떨어지던 빗방울을 손바닥으로 받아보곤 했다.

빗방울은 온 세상에 뿌려져 사물을 반짝거리게 한다. 비 온 뒤 나는 흙냄새를 사랑한다.

주룩 주룩 주르륵

디딤돌 위로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나를 그 시절로 데려간다.


그래서 나는 늘 글을 쓸 때 빗소리를 부른다.


(자기 전에 일기, 수필, 에세이의 차이에 대해 검색해 본다. 내 글들이 더 공명을 일으키고 설득력을 주는 글이 되길 바라며. 매일 내 글이 더 나아지길 소망하며 3주 차의 발걸음을 디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