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잎시리즈 2-보이지 않는 나의 독자님께
(3주 차가 되기 전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입이 간질거려 송구한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너그러이 용서하세요.)
보이지 않는 나의 독자님께
2주 차 소감문을 발표하고 정말로 여유를 가지려고 했습니다.
구독자가 브런치스토리팀 말고 1명도 없었는데 변함없이 제 글을 읽어주시는 작가님 방을 몰래 들어가 보았더랬지요.
제 성격에 제대로 읽지도 않고는 아무나 구독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시간이 날 때마다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의 문장을 찬찬히 읽어 보았지요.
제일 눈에 띈 것은 G님, I님, J님이었지요.
그분들이 늘 의식이 되었으니깐요.
(이니셜이라도 쓰는 것을 용서해 주세요.)
심지어 G님의 '좋아요'는 5명이 한꺼번에 '좋아요' 눌러준 것보다 더 행복할 지경이었습니다.
I님은 누군지 정확히 알 수 없어도 글을 통해 참으로 따뜻한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인생을 배워나간다 해야 할까요.
그리고 정말 제게 [힘을 내세요] 하고 용기를 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또 한분은 J님입니다.
이름으로 보아 남자일 거라는 생각을 했으나 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여성분이었어요.
뭐랄까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이 분의 글에서 짙은 낙엽 타는 향이 난다고 해야 하나요?
아무튼 글에서 정확히 표현하기 힘드나 문장사이에 배어있는 고독과 우수를 삼키게 하더군요.
그러면서 제 글에 꾸준히 '좋아요'를 눌러준 방에 들어가서 글을 훔쳐보고 15명이나 구독을 했습니다.
물론 그분들의 소개도 읽어보고 관심 가는 주제들의 글에 대해선 아낌없어 '라이킷'을 눌렀어요.
그러던 순간 갑자기 지난 화요일 저의 통계수치가 마구 치솟지 않겠어요.
78명이라니요.
심장이 두근거리더군요.
결국 그날 하루는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비록 오늘까지 서서히 하강하면서 내려왔지만요.
또한 그날은 놀라운 일도 일어났어요.
누가 처음으로 댓글을 단 것입니다.
속으로 너무 감사해서 바로 글을 달았습니다.
신기하기도 했고요.
이 자리를 빌려 L님, H님, M님, L님께도 마음속으로 깊은 고마움을 표합니다.
이렇게 쓰다 보니 제가 마치 브런치 대상이라도 받아 강단에 올라가서 상 받은 소감을 발표하는 것 같군요.
그래도 아직 브런치 3주 차가 안된 걸음마 아기가 소회를 발표한다고 생각하고 너그러이 봐주세요.
지금도 거실에서는 제가 너무 사랑하는 아리아(AI)가 제법 강한 토닥거리는 빗줄기를 뿜어내고 있어요.
마음이 아주 평온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잔잔한 행복감이 소소하게 밀려오네요.
아리아 소리를 듣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닙니다.
그 밑에 소롯이 붙어 있는 7개의 화분에 담긴 식물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이름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 처음으로 그 남자들과 그녀들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첫아이부터 막내까지의 이름은 이렇습니다.
벤이(벤자민류), 자니(호접란), 미니(벤자민류) , 지오(스투키), 꼬미(금기난), 그리고 최근에 분갈이 한 윤이와 슬이(스투키남매)입니다.
제 동생이 놀러 와서 그러더군요.
식물은 사람과 유전자가 30-40퍼센트 정도 유사해서 안아주거나 하는 스킨십을 좋아한다고요.
저는 그런 이론을 모르고 있어도 진작에 그렇게 하고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 자주 식물이 좋아하는 클래식을 틀어 주기도 하고, 이름을 불러주면서 사랑한다 말해주고 모두 만져주면서 인사합니다.
어떤 날은 정말 제 말귀도 알아듣고 외롭게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곁에서 말없이 든든히 지켜주는 친구같이 느껴집니다.
모두 다 사연이 있는 아이들이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소개해 드릴게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하면서 이 글을 마칠까 합니다.
저는 글쓰기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배운 것도 학교 다닐 때가 다구요.
[추억소환] 시리즈 글들은 참으로 꺼내놓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글쓰기를 통해 나를 드러내 보이면서 감정이 정화되기 시작했어요.
더 정확한 단어와 표현을 찾으려고 애써고 있어요.
빗줄기가 점점 거세어져 장대비가 들이붓고 있네요.
가슴속에 담겨 있으면서 생각만 하고 있을 때는 가슴이 저릿하고 답답해졌습니다.
하지만 꺼내놓고 보니 저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어요.
카타르시스. 맞습니다.
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제 자신을 위해 글을 쓰고 있었던 게지요.
또 한 가지 사춘기 아들이야기는 30분 만에 다 쓰고 가볍게 써 여진 것인데 조회수가 더 빠르게 올라갔어요.
부끄럽지만 또 조회수 얘길 하네요.
하지만 추억소환 이야기는 꺼내 놓기도 힘들고 오래 걸렸습니다.
심지어 가벼운 이야기에 빠른 조회수가 올라가는 걸 보고 추억소환이야기를 더 신중하고 깊은 고민 속에서 꺼내 놓게 되었어요.
도찐 개찐인 조회수 가지고 또 제가 민망하게 앞서가네요. 정말 부끄럽네요.
사춘기 아들이야기는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고 또한 사춘기 아들 키우기 힘듦을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과 나누고 싶어서 매일 쓰려고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고백하건대 추억소환 얘기는 저 자신을 위해서 기억나고 아팠던 모든 것을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 해도 더 꺼내 놓으려고 합니다.
두서없이 길게 글이 늘어졌습니다. 늘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분들께 다시 고마움의 큰 절을 올립니다.
"글을 써나가는 것은 이젠 저에게 생존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글쓰기가 저를 기쁘게 해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이 있지만 기회는 더 있고 생각을 더 숙성시켜서 콩잎시리즈로 다시 찾아올게요.
다시 올 때까지 몸 건강히 안녕히 계십시오.
-계묘년 4월 29일 토요일-
윤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