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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ver Mar 27. 2023

챗GPT가 궁극의 AI라는 생각을 버려라

Chat GPT에 관한 오해와 진실

최근 ChatGPT와 관련해 국내 석학들을 인터뷰했다. 철학, 컴퓨터공학, 문화예술, 언어학, 뇌과학 등 5개 분야의 저명한 이들만 꼽아 만났다. 저마다 자기 분야에 한해 답을 내놨지만, 공통된 의견이 하나 있었다. "호들갑 떨 거 없다"는 것이었다. 이유가 명확했기에 브런치에 공유한다.


1. 궁극의 기술? 누가 그래!

ChatGPT가 세상을 바꾸는 기술을 보여줬다는 식의 보도는 한 마디로 '오버'다. 채팅을 골자로 하는 건 챗봇이나 다름없고, 그 기술 자체는 벌써 40~50년 전부터 연구되던 것이다. 기술적으로 보면 ChatGPT는 챗봇의 업그레이드일 뿐 그 이상은 아니라는 의미다.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살아가려면 주파수를 명확히 찍어야 한다. 우리가 주목할 건 그 기술이 아니라, GPT가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는 바로 그 지점이다.


2. 질문 안 하려고 꼼수 쓰다가 되려 좋은 질문 찾는 데 혈안?

ChatGPT의 등장에 사람들이 환호하는 이유는 하나다. 귀찮고 번거로운 일을 대신해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소서처럼 '영혼 없는' 글을 써야 할 때 그 내용을 구상하는 건 효율적이지 않다. 붙을지 떨어질지도 모르는 일에 많은 공력을 투자하는 건 말 그대로 가성비가 떨어지는 일이다. 그때 마침 ChatGPT가 등장했고, 번거로운 일에 힘 빼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걸 AI가 대신해 주길 바랐다.


이처럼 질문하지 않고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거라 여기던 사람들이 이제는 좋은 질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질문 안 하려고 꼼수 부리다가 되려 좋은 질문 찾는 데 공력을 더 들이는 형국. 그런 점에서 좋은 질문을 효과적으로 잘 던지는 것은 역설적으로 ChatGPT가 우리에게 묻는 시대적 도전일 수 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어느 게 진짜 효율적인 것인지 판단해 보자.


3. AI가 가져올 양극화 생각은 해봤는지

AI 기술 발달은 결국 양극화를 극심하게 가져올 것이다. 기술이 있는 사람은 ChatGPT 같은 툴을 개발해 상용화하고, 어떤 이는 그 기술을 콘텐츠에 연결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AI가 해놓은 일을 마지막에 인간이 컨펌을 한다고 해도, 컨펌자가 수백 명일 필요는 없다. 결국 기술이 있는 자, AI 연관 콘텐츠를 가진 자, 컨펌하는 위치에 있는 자 등은 더 부자가 될 것이고 단순 노동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이들은 직업을 잃게 될 것이다.


지금도 양극화에 울고 웃는 우리네 삶이 더 피폐해진다니 이거 비참하지 않은가. 이것이 현시점 우리가 삶에 관한 질문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목을 멘들 극심한 양극화, 직업을 잃는 데서 오는 박탈감 등 인간 문제를 AI가 해결해 줄 것도 아니다. ChatGPT를 위시한 환호 일색의 분위기를 한 번쯤 환기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자신의 삶과 세계에 대해 관심 정도는 갖는 게 좋지 않을까?


4. 치르는 대가에 비해 우리가 얻는 이득은 과연 유용한가?

ChatGPT를 운영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큰 건 아닐까?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ChatGPT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 뒤, 이를 인간의 질문에 맞게 정리해 내놓는다. 그걸 구현하려면 당연히 일반 컴퓨터로는 안 된다. 일반인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성능 좋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해야 한다. 당연히 그걸 유지 관리하기 위한 비용 또한 천문학적이다. 전력도 엄청나게 사용해야 하고, 그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양도 어마어마하다.


이 모든 걸 감안해 가며 사용할 만큼 ChatGPT가 우리에게 유용할까? 현재 ChatGPT의 수준은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게 전부다. 그걸 유지하는 데 들어간 공력에 비해 아웃풋이 너무 하찮은 건 아닐까?


5. 글 쓸 줄 안다고 누구나 노벨상 타는 건 아냐

ChatGPT 하면 떠오르는 게 창작 능력이다. 시, 소설, 수필, 기사, 논문 등 장르 가리지 않고 써내기에 일각에선 작가나 기자, 기타 글을 쓰는 이들이 직업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과연 그럴까? 우린 사람이기에 누구나 글을 쓴다. 그러나 아무나 노벨문학상을 타는 건 아니다. ChatGPT도 똑같다. 글을 쓸 줄 알지만 그게 재미있고 훌륭한 글은 아니다.


현시점 ChatGPT의 수준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시에 한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시는 장르의 특성상 길이가 짧아서 AI가 충분히 써낼 수 있고, 엉뚱한 얘기를 내놔도 해석에 따라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반면 AI가 써낸 소설의 경우 정말 재미없다. 그저 텍스트만 나열한 수준에 불과하다. 천편일률적인 글을 생산해야 하는 경우에 ChatGPT가 도움이 되겠지만, AI가 작가 수준에 오른다고 말하는 건 과도한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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