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진도 대마도 (大馬島)
大 — 크게 드러나기보다 넓게 받아들이는 자리,
馬 — 흐름을 따라 달리던 시간의 흔적,
島 — 물과 땅이 맞닿아 멈춘 경계.
이 섬은 먼저 설명하지 않는다.
“어디에 속해 있는지” 대신
“무엇과 마주 서 있는지”를 묻는 듯하다.
대마도는 멀리 있는 섬이 아니라
바다 건너 서로를 바라보게 하는 섬이다.
대마도에 서면
풍경이 아니라 방향이 먼저 느껴진다.
바다는 넓게 펼쳐져 있지만
시선은 한쪽으로 길게 이어진다.
이 섬의 형태는
고립보다
마주함을 선택한 흔적 같다.
대마도의 시간은 흘러가며 섞이기보다
경계 위에 오래 머문다.
가까우면서도 멀고, 멀면서도 닿아 있는 감각.
그래서 이곳에서는
“얼마나 가까운가”보다
“얼마나 오래 바라보았는가”가
먼저 중요해진다.
대마도의 풍경은 크게 화려하지 않다.
해안은 완만하고,
언덕은 낮게 이어지며,
길은 멀리 돌아가지 않는다.
이곳의 풍경은
존재를 과시하기보다
서로를 향해 서 있는 태도에 가깝다.
행정구역: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역
위치: 진도 남쪽 해상
성격: 유인도
특징: 완만한 해안선, 조용한 마을, 바다와 맞닿은 경계의 풍경
대마도는 걷는 섬이다.
그러나 목적지보다
마주 보는 시간을 걷게 하는 섬이다.
바다 건너를 오래 바라보는 시선.
섬은 그 자리에 서서 방향을 잃지 않는다.
언덕은 높지 않지만
부드럽게 이어지며
시야를 멀리 열어 준다.
바다는 흐르지만
섬은 물러서지 않는다.
서로를 향해 마주 선 자리.
마을은 낮게 자리 잡아
바다와 눈높이를 맞춘다.
바람은 세게 불어도
섬의 정서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돌아가는 길에
풍경보다
자신의 방향을 다시 묻게 된다.
대마도는 경계에 선 섬이다.
그러나 갈라놓기 위해 서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섬은
서로를 바라보게 하기 위해
그 자리에 머문다.
그래서 사람은 이곳에서
멀리 있는 것과 가까이 있는 것의 의미를
조용히 다시 생각하게 된다.
대마도를 떠날 때
나는 감상을 크게 남기지 않는다.
대신
내가 바라보던 방향을 한 번 더 돌아보게 된다.
대마도는 이렇게 남는다.
“멀리 있어도 괜찮아.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면.”
대마도는
남해의 경계 위에서
사람에게
마주 보는 삶의 자세를 건네는 섬이다.
아득한 옛날,
이 바다에는 서로를 바라보는 두 땅이 있었다.
그러나 물은 깊었고 그 사이를 건널 수 없었다.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 채
멀리서 그 존재만을 느끼며 살았다.
어느 날, 바다 위에 커다란 그림자가 떠올랐다.
그것은 달리지도 않고, 울지도 않으며,
그저 두 땅 사이에 서 있는 큰 짐승이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마(馬)라 불렀다.
흐름을 따라 달리기보다 멈춰 서서 방향을 지키는 존재.
그 마가 두 땅 사이에 조용히 몸을 누였고,
그 위에 하나의 섬이 자리 잡았다고 전해진다.
그 섬이 바로 지금의 대마도다.
이 섬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고,
스스로 움직이지도 않았다.
다만 서로를 바라보게 하는 자리로 그곳에 머물렀다.
지금도 맑은 날이면 사람들은
바다 건너를 오래 바라본다.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그 아래에서
두 방향을 잇지 않고 마주 서게 하고 있을 묵묵한 존재를 느끼면서.
― 《섬 thing Special》 《마주 서다, 진도 대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