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하는 일상
이 책은 아마 유튜브 도서 추천을 통해서 알게 된 책으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말이죠.
살 때마다 일일이 기억하진 않기 때문에 정확한 기억은 아니기에 먼저 양해를 구합니다. 그나저나 옛날에 비해 지금은 강한 이끌림이 없으면 책을 잘 사지 않는데, 취업 준비를 하는 입장에서 면접관의 관점이라면 그리고 살아가는 데 있어 생산성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필요한 책으로 느껴져 구매하였습니다
제목 : 통찰지능
출판사 : 글항아리
지은이 : 최연호
펴낸이 : 강성민
가격 : 19,000원
표지 -
심플함 안에 살짝 앤틱한 도트가 입혀진 느낌이 드는 글씨와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마냥 단순하지 않으면서도 디테일함이 묻어있고, 복잡함지 않으면서 책의 아이덴티티가 나름 느껴지는 마음에 드는 표지이다.
메시지 -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보는지, 보게 됐을 때 어떤 유익함이 있는지를 알려준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즉, 그것이 얼마나 우리 일상에 도움이 되는지 말해주는 책이다. 이 책에 대해 쉽게 말하자면 3가지가 있다. 일종의 과목과 같은 개념으로서 먼저 '통찰학 개론'이다. 무언가를 배우고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일상의 교과서'이기도 하면서, 특정 사물 및 상황에 대해 숨겨진 의미를 읽는 데 도움을 주는 의학적인 사례 등 이 소개된 '의학 교과서'이기도 하다. 지은이의 직업이 의사이시다 보니 의학적인 경험을 많이 소개하시는 편이고, 생명과 건강 등을 다루는 아주 책임감 높은 직군에서 환자들의 문제를 알아채기 위한 노력이 온전히 서려있기에 뛰어난 의사들의 역량은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게다가 특정 상황, 특정 직업, 특정 대상에 적용하기보다는 항상 우리 일상에 녹여서 무언가를 이뤄내고 보상받기 위해 '통찰'을 배우고 활용해야 한다는 것 역시 강조한다. 궁극적으로, 흔히 알고 있는 IQ나 EQ와 달리 InQ 즉 여기서 말하는 '통찰 지능'은 배울 수 있기에 시간과 경험을 뛰어넘어 후천적으로 어떻게 습득하고 개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목차 -
추천의 말
머리말
프롤로그
1장 - 통찰지능
IQ+EQ < InQ
2장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관찰, 그 영원한 기본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인간 1 : 한석봉 어머니와 고흐의 대결
상상으로 보기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인간 2 : 팬텀 톨부스
게슈탈트 전략으로 보기
보이게 만들기 : 조선의 단발 기생 강향란
3장 - 인간이 보이지 않는 것에 취약한 이유
아이의 오래된 설사에 약을 주지 않는 의사 선생님
시야 사고 : 실패한 연구 결과는 발표되지 않는다
지식 사고 : 생일 축하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있네?
만족 사고 : 사람들이 사주팔자를 보러 가는 이유
보이지 않는 것에 취약한 사고의 한계성 : 헛똑똑이
4장 보이지 않는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
담석과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의심되어 유전자 검사를 권유받은 아이
데릭 지터와 아지 스미스 중 누가 더 뛰어난 유격수인가?
세상은 상상이고 상상 안에 질서가 있다 : 탄탈로스의 형벌
익명성
5장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사람
투명 망토의 법칙
정상을 비정상으로 해석한 의사
베이컨과 동갑내기 한음 이덕형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의 BTS
6장 본질에 다가가기
박인비의 품격
맥락지능=통찰지능
통찰지능과 인공지능의 대결 1 : 세렌디피티
통찰지능과 인공지능의 대결 2 : '특이점'은 아직 멀었다
과정과 결과: 우리가 수학을 배우는 이유
만성 질환 치료의 본질 : 이스터섬의 비극
못된 것과 못난 것
7장 명분과 실리
나무꾼과 김신조
인간이 실리만 따지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
첫 주장 독식 현상
이성주의와 경험주의
부부 싸움 : 명분과 실리 둘 다를 살리는 인생의 자습서
8장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열 가지 방법
네 안에 나 있다
진심을 보라
무의식은 샌다
당신은 무엇이 두려운 거죠?
쿠이 보노, 누가 이득을 보는가?
뒷담화 그리고 상상
패턴 인식과 빅데이터
유추 : 그것이 무엇이 될까?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
일상의 기적
9장 그리고 통찰은 직관으로 나타난다
물결 커브 : 질병의 관점으로만 환자의 증상을 바라보는 의사의 오류
경험, 상상 그리고 직관
에필로그
감사의 글
주석 및 참고문헌
본문 요약 (+생각)
통찰이란?
'관찰'은 표면적인 현상을 포착하는 것에 그친다면, 이보다 더 큰 전체를 추론해 내는 것이 바로 '통찰'이다. 사전적 정의로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이다. 또 하나는 '새로운 사태에 직면하여 장면의 의미를 재조직화함으로써 갑작스럽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주변 정보를 파악하고 보이지 않는 본질까지 고려하여 활용하는 능력을 '통찰'이라고도 하며, 경험으로부터 얻어낸 후견지명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선경지명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통찰 지능'이라고 말한다. IQ나 EQ로는 설명되지 않는 매력을 뿜어내고 있으며, 타인의 내면과 세상을 읽고,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도구'이기도 하다. 표지에서 알 수 있다시피 지은이는 'InQ'로 명명해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IQ와 EQ를 융합한 통합적 지능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근본은 '인간'에 있기에 인간관계에 있어 '통찰'은 너무나도 쓸모 있다. 세상의 이치는 깨닫는 나이가 다다르거나, 시간이 흐르고 경험하면서 저절로 배운다고는 하지만, 능동적인 노력을 통해 구하고 기를 수 있는 능력이기에 접근성 또한 생각보다 높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뇌는 근육과 같다. 보이지 않을 뿐이지 계속 사용해야 뇌와 내면의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관찰은 '보이는 것을 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으며, 이는 두뇌 활동에 해당한다. 후각을 통한 감지, 미각을 통한 지각, 각종 감각으로 느끼는 무언가에 대한 자극 역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에 해당한다. 사람의 동공과 뒷모습만 보고 대상을 추론하는 것, 글과 그림만 보고도 창작자의 가치관을 읽어내는 것 역시 두뇌 활동 영역에 있다.
예를 들어, 과거 한국에서 단발머리에 모자를 쓰고 다니는 여성을 봤다면 어땠을까? 그녀의 이름은 '강향란'으로 실연의 아픔을 겪은 이후 일련의 사건을 겪고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는 머리카락을 잘라냈다. 당시 그것은 전통적인 조선의 여성상을 거부하는 행위였다. 조선 최초의 단발 여성으로서 남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라기보다는 여자이지만 남자와 동등한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행동이었다. 이는 오늘날 성별을 떠나 머리카락을 자르는 행위 자체가 상징성 있는 일로 여겨지고 있는데,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삭발하는 장면을 봤다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명분과 실리
'명분'은 어떤 일을 계획할 때 내세우는 이유나 구실을 의미하며, '실리'는 실제로 얻는 이익을 말한다. 통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행여 과도하게 명분만 추구하거나, 과도하게 실리만 추구한다면 실패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둘 모두 챙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과거 병자호란이라는 격변의 시대에 최명길과 김상헌이 있었다. 명나라가 쇠퇴하고 청나라가 부상할 때 최명길은 현실적인 고려 아래에 청나라와 화친하고 훗날을 기대해 보자는 '주화파'를 세웠고, 김상헌은 명나라와의 의리를 사로잡혀 청나라와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척화파'를 내세웠다. 최명길이 실리를 택했다면 김상헌은 명분을 따진 일인 것이다. 당시 왕이었던 인조는 어느 진영의 의견도 제대로 내세우지 못한 채 청나라에 항복하게 된다. 이런 역사적인 교훈을 통해 우리는 성공을 위해서는 가치관과 현실감각의 밸런스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으며, 요소를 적절히 조율하는 통찰력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제 길을 찾아가는 데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정약용의 철학인 '실사구시'를 통해 다시 한번 강조하겠다. '실질적인 일에 나아가 옳음을 구한다.'라는 뜻을 가졌으며, 즉 관찰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 뒤 그것이 옳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뜻이다. 이상과 현실에서 최적의 상황을 찾아가고자 하는 노력만으로도 우리는 통찰력을 키우고 성장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10가지 방법
첫 번째, 네 안에 나 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상황과 환경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두 번째, 진심을 보라.
나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세 번째, 무의식은 샌다.
내 무의식을 보여야, 타인의 무의식도 볼 수 있다.
네 번째, 당신은 무엇이 두려운 거죠?
상대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걱정하는지 맥락을 살펴보고 파악한다.
다섯 번째, 쿠이 보노, 누가 이득을 보는가?
혜택을 보는 이가 누군지 알아내야 한다.
여섯 번째, 뒷담화 그리고 상상
상대방의 명분과 실리를 고려하여 본질에 다가가는 뒷담화를 한다.
일곱 번째, 패턴 인식과 빅데이터
작은 조직에서 시작하여 그들의 아이디어와 흐름을 파악한다면, 세상에서 벌어지는 사건 전개도 파악이 가능하다.
여덟 번째, 유추: 그것이 무엇이 될까?
특정 대상이 무엇이 될지 생각하는 것으로부터 '유추'가 시작되고, 그것은 통찰이 된다.
아홉 번째,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
유사함과 이상함을 같이 생각하며, 그 사이의 묘한 긴장감을 읽어낸다.
열 번째, 일상의 기적
일상에서 신선함과 새로움을 느껴본다.
총평 -
내용을 어느정도 읽어봤다면, 아무래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직업상의 이유나 자기가 깊게 탐구한 학문, 개인적인 취미 등 여러 경험들이 뇌리를 스쳐갔을 수 있다. 특히 학생인 경우, 공부할 때도 그럴 수 있지만 과제 수행 및 팀 프로젝트 활동 시 자기도 모르게 활용해 본 경험이 있을 테고, 조직 운영 및 대인 관계를 통한 경험 등에서도 통찰을 활용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더 나아가 정치 및 경제 분야의 이해관계 속 여러 소식을 접하면서도 말이다. 연쇄적인 상황 전개를 관찰하고 이것이 다시 한번 반복되는 것을 지켜보게 되면서 특히 더 그럴 수 있다. 가장 사소한 거라면 친구 관계나 연인 관계에서 시작하여 '통찰'이라는 개념을 더욱 쉽게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의학적인 내용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잘 읽히다가도 그런 내용이 나올 때면 콱 막히고, 목에 뭐 하나 두꺼운 떡이 하나 걸린 것처럼 갑자기 안 읽히기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 처음 한 두 번 읽을 때나 그렇고 세 번째부터는 아주 빠른 편은 아니더라도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말이다. 나로서는 생소한 분야인 건 사실이지만 호기심도 생기는 분야라서 억지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서 그럴 수도 있다. 물론 한 번에 잘 읽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머리가 그렇게 좋지가 않다) 일전에 <역노화>라는 책을 읽으면서 훨씬 부담스러운 내용들을 접했기에(개인적으로 어려웠으며... 두 번 밖에 안 읽었다) 아직 이해가 안 되는 내용들도 꽤 있다.
그나저나, 아무래도 <통찰지능>을 의사분이 쓰셨고, <역노화>에서는 의학적인 내용이 다수 포진되어있다보니 두 책 간의 나름 흥미로운 연결고리가 있었다. 책을 이제 좀 똑똑하고(?)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나로서는 참으로 매력 있게 다가온 부분이었다. 가령, <역노화>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전문의가 인공지능을 활용하지 않는 전문의를 대체하겠죠.(p.132)'라고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말을 했는데, <통찰지능>에서는 '인공지능은 휴머니즘과 같이 가야 한다.'(p.39)라는 비슷한 맥락을 가진 문장이 나오기도 했다. 비슷한 시대를 거치고 있으니 그럴 수 있지만, 이 내용들을 비춰 봤을 때, AI 분야는 의료 분야를 지배하는 게 아닌 협력적인 시스템으로서 다가올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들었다. AI와 인간의 상호 보완하는 관계가 의료 서비스를 몇 단계 더 상승시키고, 환자들에게 탁월한 의료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는 것을 두 동서양의 인물들을 통해 다시 한번 내 기억에 강렬하게 박힌 것이다. 한편으로는 AI가 인간을 대체해버리는 거 아니냐라는 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어느정도 상쇄했고 할까.. 그럼에도 불안한 건 사실이다. 실제로 어느정도는 대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통찰지능>에 있는 여러 의학적 예시들을 보며, 옛 기억이 하나 떠올랐는데, 10여년 전 어머니가 고열에 시달리며 매우 아파하신 적이 있었다. 그렇게 힘들어하신 것은 생전 처음이었다. 근데 어느 병원을 가도 다 감기라는 식으로 얘기한 반면, A 병원을 갔더니 나름 젊은 의사분께서 '쯔쯔가무시'라는 병명을 내렸다. 당시 어머니가 이모와 무덤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내용을 상담을 통해 의사분께서 끄집어 내셨던 거다. 그 이후로 쯔쯔가무시는 말끔히 나았으며, 어머니는 거의 항상 10년 넘게 그 병원만 가고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통찰력 있는 의사라고 볼 수 있었다. 나 역시 켜켜이 쌓인 신뢰가 아닌 단 한번 확고히 쌓인 신뢰 하나로 항상 그 병원을 찾아 간다.
책소개를 할 때마다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인데, 어느 책이나 그렇겠지만 내용에 있어서 조금은 부딪히는 의견도 있기도 했다. '통찰력이 중요하지 않다.' '이 예시는 적절치 않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생각이 내 생산성과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서 기뻤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흥미롭게 읽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대문호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을 남긴다.
"진정한 여행이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것이다."(p.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