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화 리뷰인 척하는 6-7화 리뷰
사실 저번주에 적었던 리뷰에 5화에 나올 내용을 4화에 얘기하기도 해서 굉장히 찝찝했습니다. 4화-5화가 안대로 가리고 먹는 내용이다 보니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서 그런 듯해요. 리뷰도 보자마자 적어야 그때의 내 생각을 잊지 않고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듯해서 오늘이라도 이번 리뷰를 적고 다음 흑백요리사 리뷰도 최대한 빨리 쓰는 편으로 해야겠습니다.
일단 5화는 건너뛰고, 사실상 팀전이 메인 디쉬이니 6화, 7화에 대해서 나름대로 리뷰를 적어보겠습니다. 사실 유튜브에 널리고 널려서 얼마나 재밌게 쓸 수 있을진 모르지만, 최대한 제 생각을 읊어보겠습니다. 아참... 백수저 위주인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고기의 방
흑수저 : 트리플 스타(리더), 철가방 요리사, 만찢남, 이모카세 1호, 급식 대가, 반찬 셰프
백수저 : 조은주(리더), 정지선, 최강록, 황진선, 선경 롱기스트
생선의 방
흑수저 : 불꽃남자(리더), 나폴리 맛피아, 요리하는 돌아이, 중식 여신, 히든 천재
백수저 : 최현석(리더), 남정석, 안유성, 이영숙, 장호준, 에드워드 리
1. 고기의 방
먼저 고기의 방 팀전이 먼저 시작되며, 제작진의 니즈를 가득하게 담은 6화가 시작됐다.
물론 흑수저팀도 어디 내놓아도 전혀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커리어를 갖고 계신 분들이다. 하지만 비교적 좀 더 유명하며, 본인의 레스토랑에서 직원들을 많이 관리해 본 백수저팀에서 분명 분열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만든 그림이지 않나 싶다. 볼 는 잘 몰랐지만, 에드워드 리 셰프가 자연스레 고기의 방팀에서 생선의 방팀으로 옮기는 장면은 이미 그도 현장에서 예견한 것으로 보였다. 나중에 "벌써 싸워?"라고 했던 말은 "무... 물고기"와 같이 밈으로 SNS 홍수를 힘차게 타고 있다.
그럼 그들이 왜 분열한건지 <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 발견한 *피들러가 말한 리더십 유형의 결정 요인인 3개를 활용하여 '고기의 방' 백수저팀 위주로만 분석해 보겠다.
(이 글을 쓰는 중에 토마토를 먹고 싶어서 급하게 자르다가 과도에 손이 찍혔다... 아니 과도로 손을 찍었다. 순간 흑백요리사에 취했나보다.)
1) 리더가 그룹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때
리더에게 신뢰가 없었다.
일단 조은주 셰프는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팀원들과 이제야 처음 호흡을 맞혀본 사람이다. 얼마나 서로 신뢰와 사랑이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업계에서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쉽사리 믿기는 어려운 일이다. 애초에 각자가 동등한 위치에서 백수저라는 타이틀을 달았고, 요리사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온 사람인만큼 에고가 굉장히 강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본인을 더 믿지, 상대를 더 믿을까? 자신의 경험, 스킬, 프라이드 등이 마인드셋에 깊이 박혀있을 것이다. 고집이 세고 안 세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쌓아온 신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또 한가지 이유가 있다면, 그들이 정말 치열한 삶을 살아온 것과 별개로 나이만 두고 봤을 때 매우 젊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리더를 정하고서, 음식을 '홍소육'으로 한 것도 패착이다. 그러면 애초에 정지선 셰프를 리더로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리더로서의 자질을 말하기에 앞서, 메인 요리가 중식인 '홍소육'이기 때문이다. 그럼 중식의 대가인 정지선 셰프가 하는 게 많지 않나 싶은 것이다. 아니면 조은주 셰프가 정지선 셰프에게 충분히 조언을 구하면서 팀원들을 리드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내가 뭐 그들보다 얼마나 더 경험이 있겠냐만은 말이다. 그저 제 3자로서 그렇다. 결국 만들어야 할 음식의 방향을 그 누구도 제대로 잡지 못했고, 그로 인해 리더뿐 아니라 아무도 못 믿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2) 과제가 분명히 정해져 있을 때
'홍소육'이라는 큰 카테고리를 만든 것은 좋았다.
그러나 개인에게 주어진 과제가 부족했다. 정확히 어떤 프로세스를 그려서 어떠한 홍소육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디테일이 부족했던 것이다. 서로 눈치를 보는 것 같달까...? 결과물을 만드는 데 있어 여러 가지 미션들이 있다면, 그 미션들의 내용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정지선 셰프는 정신이 없다는 게 오감으로 다 느껴져서인지 중간에 정리를 하기 위해 여러 번 나서고, 최강록 셰프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리더에게 신속히 정보를 전달했다. 그러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서로의 생각이 계속 부딪히고, 조은주 셰프도 탱탱볼처럼 여기 들어주고 저기 들어주다 보니 최강록 셰프의 의견을 팀원들에게 전달하기도 벅차보였다. 새우등 제대로 터지는 황진선 셰프는 덤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리더가 누군지도 몰랐을 정도로 난장판이었다. 이렇게 개인에게 분명하게 세팅되지 않은 과제는 그들 모두의 니즈를 충족시킬만한 결과물을 만드는 데 부족해보였다. 무엇보다 대부분이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 만큼 강한 에고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어떤 의견이 주어지더라도 머리가 거부하는 것인지 쉽사리 그걸 행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각자의 나이, 성별, 성격적인 문제도 종합적으로 문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여자가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라는 말도 들어봤을 것이다. 이 때문인지 여자 세명이라서 고기로 노벨상도 받은 에드워드 리가 생선의 방을 갔다며, 아무렇지 않게 여성을 비하하는 글들이 많다. 너무 편향된 시각으로 몰아가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완전 부정하진 못한다. 남자도 남자만의 특성에 따른 장단점이 있듯이, 여자도 여자만의 특성에 따른 장단점이 있을 테니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남자의 편을 드는 건 아니다.) 과제를 하는 데 있어 큼지막한 과제는 최강록 셰프가 조용히 하나씩 전달하는 데 비해 여자 측이 생각보다 수용적이지 못해보였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조직에서 상황에 따라 묻어갈 줄 알았고, 여자들은 색채가 굉장히 짙었다. 여자들도 서로 크게 공격적이지 않는 걸 보면 본인들도 여자들끼리 트러블이 일어나면 더 일을 그르칠 거라는 걸 아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좀 더 Push를 하는 상황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여자들이 남자를 만만하게 본 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서로 본능적으로 건드리면 된다 안된다를 짧은 시간에 파악한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 '과제'는 핑퐁하듯이 서로에게 넘어갔고, '과제' 자체도 어리둥절하는 것 같았다.
3) 그룹에서 리더의 권한이 클 때, 이를테면 리더가 그룹 구성원들에게 상벌을 줄 수 있고 조직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때
짧은 시간 동안 요리를 해야 하다 보니, 권한의 크고 작음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처음 본 사람들끼리 어디서 각자 헤드셰프해본 사람들끼리 상벌 시스템을 적용할 순 없는 노릇이다. 그저 존중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책임을 공유하며 리더는 리더대로 본인의 권한을 눈치 보지 않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한 1번과 2번이 첫 번째 백수저팀에서 활용했어야만 하는 핵심이다. 다시 말해 응집력이 부족했고, 브라운관 밖으로도 혼란스러움이 드러났던 팀워크였다고 본다.
사실 위에 여자가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 라는 말을 고기의 방 흑수저팀을 보면 또 다르다. 물론 거기는 2명의 이모카세님과 급식 대가님 뿐이었지만, 여자 2명이라고 다를 것 같은가? 여자가 조직에 해를 끼치는 존재라면 이곳도 분명 무너졌어야 한다. 그러나 그 두 분은 매우 수용적이었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내며 상호 신뢰를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들의 성격을 떠나 성별을 떠나 위치를 떠나 충분한 경험과 지혜로 팀에 버무려진 것이다. 본인들보다 훨씬 젊은 트리플 스타를 믿어주었고, 트리플 스타는 충분히 본인 의견을 말하고 방향을 정하면서도, 팀원들도 충분히 믿는 태도를 보였다.
2. 생선의 방
'생선의 방'으로 넘어가 보자.
여기도 백수저팀 위주로 살펴보겠다. 백수저에만 너무 포커싱하는 거 아니냐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백수저팀이 더 재밌었고, 흑수저팀이도 같이 써내기에는 너무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서 패스했다. (흑수저팀을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니다) 사실 생선의 방까지 쓰는 것도 매우 길다고 생각한다. 오늘 8, 9, 10화를 하는데 이걸 쓰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우선 이 내용에는 아쉽게도 책에서 인용한 부분이 없다. 양질의 내용을 전달해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다.
1) 숙성된 팀
'생선의 방' 백수저팀은 4개의 팀 중 가장 단합을 잘했다.
그전에 운용되던 흑수저팀의 장점과 백수저팀의 단점을 충분히 파악하고, 본인들의 팀전에 적용한 것 같았다. 최현석 셰프는 이미 머릿속에 그림이라도 그리고 온 듯 재료를 처음부터 싹 다 가져오고, 눈치 보지 않고 팀을 진두지휘하였다. 단순히 팀워크가 좋다기보다는 각종 전략을 통해 요리 프로그램에 다이나믹함을 선사하는 느낌이었다. 중간에 상대팀에게서 파를 빌려오는 능청스러움 역시 숙련도 있는 예능 셰프라는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켜 주었다. 동작 하나 오더 하나가 흑백요리사에 신선한 변주를 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게다가 그 숙련도 높고 나이 지긋하신(?) 노련미 있는 셰프들이 최현석 셰프가 어린 축에 속하진 않긴 하더라도, 그의 오더에 크게 불평불만 없이 따라주었다. 그냥 자기 할 일에만 충실한 NPC가 된 것만 같았다. 에드워드 리 셰프가 최현석 셰프에게 조금 아쉬운 부분을 물어보기도 했는데, 심지어 이때 의문문으로 물어봤다. "Can I~"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하자, 이게 좋을 것 같은데" 이런 뉘앙스조차 아니었다. 행여 퇴짜 맞더라도 더 우기지도 않았다. 수긍하고 리더를 믿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게 옳든 그렇지 않든 말이다.
2) 그냥 리더 받아들이기
이는 즉, 정체성을 공유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른 형태로 말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조직이 있고, 좋은 조직이라고 다 같은 성격과 프로세스를 띄고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효율적으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리더를 인정하고, 그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데 있다. '광어가 메인인 가자미 미역국?!' 과연 이 음식이 모두에게 공감을 샀을까? 모두 한 번에 이해했을까? 분명 그들 스스로 믿지 못해도 믿으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게 팀을 이기게 만드는 공식이니까. 그들이 모두 뛰어나고 전문성이 있는 만큼 자율성을 부여받길 원할테고, 더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길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200분이라는 시간은 각자의 개성과 지식을 발휘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게 가능하다고 한다면 오히려 전문가가 아니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 콧대 높은 셰프들이 리더의 말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며 묵묵히 본인의 과제에 집중했다.
이 2가지는 단순하지만 쓸데 없는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협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후 굳이 사족을 달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들은 군더더기 없이 팀 미션을 완수했고, 그들은 다수의 지지를 얻어내며 승리를 하였다. 그들은 리더의 권력과 영향력을 인정하였다. 반면, '생선의 방' 흑수저팀은 백수저팀의 전략에 휘둘려 심리적으로 길을 잃고, 서로를 못 믿기에 이르렀다. 앞전에 있던 팀을 보고 본인들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을 거라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했을지 모른다. 게다가, 여기저기 SNS를 얼핏 보니 리소토 자체의 맛이 부족했다기보다는 설 익은 부분과 잘 익은 부분이 뒤섞여 있어, 각 접시마다 식감이 달랐다고들 한다. 이는 리소토 자체의 맛의 문제라기보다는 조리 과정이 불안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요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던 내가 보더라도, 시간 압박과 스트레스로 인해 허둥지둥했던 것이 균형있는 결과물을 방해한 주요 원인이었지 않나 싶다.
원래 일요일에 써야했으나 어쩌다보니 나눠 쓰고 수정하고 오늘에서야 완성하게 됐네요. 그럼 바로 8-10화를 본 뒤에 더 완성도 있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글솜씨가 부족한데 읽어주셔서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