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플레이션의 시대

가치소비와 다층적 피자 담론 형성

Jun 7. 2025

2025년 한국 피자 시장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위기와 가성비 중심의 중저가 피자 시장 성장이라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MZ세대의 '가치 소비'와 '플랫폼별 다층적 피자 담론'이 형성되고 있으며, 특히 '피자플레이션(Pizza-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

한때 간편한 즐거움이었던 피자가 이제는 인플레이션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치솟는 물가 속에서 한 판의 피자는 단순한 간식이 아닌 신중한 선택의 대상이 되었고,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만족을 중시하는 ‘가치소비’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브랜드보다는 맛, 마케팅보다는 진정성을 따지는 흐름 속에서 피자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소비 트렌드를 읽는 창이 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피자를 통해 인플레이션 시대의 소비자 심리와 가치소비 문화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트랜자랩은 2025년 1월 1일부터 6월 6일까지 '피자'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서 나타난 감성 반응을 분석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총 13,302개(뉴스 866개, 블로그 3,237개, 인스타그램 912개, 유튜브 8,287개)의 문서입니다. '피자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경제 현상과 그로 인한 시장 재편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신조어

피자플레이션(Pizza-flation) - 피자(Pizza)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밀가루·치즈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배달비 인상으로 피자 한 판 가격이 4만원을 넘어서는 현상을 지칭하며, MZ세대가 피자를 '부담스러운 음식'으로 인식하게 된 경제적 현상

1. 피자 관련 핵심 키워드 분석

각 플랫폼별 피자 키워드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담론에 뚜렷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브랜드, 매출, 시장과 같은 비즈니스·경제적 키워드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도미노피자가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서는 시간, 음식점, 맛집과 같은 소비 경험 관련 키워드가 주로 등장하며, 인스타그램에서는 유머, 정보, 이슈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중심 키워드가 상위에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사람, 한국, 우리와 같이 관계적·문화적 키워드가 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2. 한국 피자 시장의 2025년 현황

핵심 현황: 피자플레이션과 시장 양극화
2025년 한국 피자 시장의 핵심은 피자플레이션(Pizza-flation) 현상입니다. 피자 시장 규모는 2023년 1,970억 달러에서 2032년 4,99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시장은 고물가 국면에서 2만~3만원대에 달하는 비싼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 대형 프랜차이즈와 중저가 피자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피자 시장 양극화는 플랫폼별 감성 키워드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1월에서 5월로 넘어가면서 인기, 할인, 혜택 키워드가 상위를 차지하는 동시에, 부담과 피해 키워드도 함께 등장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피자에 대한 담론이 경제적 측면과 감성적 측면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입니다. 뉴스에서는 이벤트, 혜택, 할인과 같은 프로모션 관련 키워드가 두드러지는 반면, 블로그에서는 맛집, 친구, 행복과 같은 경험적·관계적 키워드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
최근 MZ세대들이 대체 외식 메뉴가 많고 취향이 다변화되면서 피자를 안 먹는다고들 하지만 결국 '비싸서 못 먹는 것'이라고 분석하는 유통업계 관계자의 말처럼, 피자 시장의 위기는 단순한 트렌드 변화가 아닌 경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3. 피자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경제적 의미

2025년 한국 피자 시장은 전통적인 대형 프랜차이즈의 위기와 새로운 형태의 피자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3.1 대형 프랜차이즈의 위기

주요 피자 프랜차이즈 실적 현황
도미노피자: 2023년 영업이익 51억원 (전년 대비 347.8% 증가)
한국피자헛: 2023년 영업손실 45억원 (전년 대비 1,665.7% 증가)
피자알볼로: 2023년 영업손실 29억원 (전년 대비 124.1% 증가)
한국파파존스: 2023년 영업손실 42억원 (전년 대비 13% 감소)

주요 국내 피자 브랜드 중 가장 높은 매출(약 2,095억원)을 기록한 도미노피자만이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으며, 나머지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모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영 부실이 아닌 시장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합니다.

3.2 중저가 피자 시장의 부상

중저가 피자 브랜드의 특징
가격 경쟁력: 1만원대 피자 판매 (대형 프랜차이즈의 1/3~1/4 수준)
빽보이피자: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운영, 레귤러 사이즈 14,900원
피자몰: 이랜드그룹 운영, 9,900원 균일가로 '오픈런' 현상 발생
노브랜드피자: 신세계푸드 운영, 1인 메뉴 8,500~14,500원
맘스피자: 맘스터치가 피자헤븐 인수 후 리브랜딩

2024년 7월 기준, 공정위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피자 브랜드 수는 235개에 달하며, 이는 피자 시장이 극도로 세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3 냉동피자 시장의 급성장

냉동피자 시장은 2022년 3월 기준 연간 규모 1,267억원으로 2년 전 대비 31.1% 성장했으며, 오뚜기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해동 과정을 거치더라도 전문점 수준의 맛을 낸다는 점과 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가 주효했습니다.

4. 감성 분석으로 본 플랫폼별 피자 담론

4.1 뉴스: 산업적 위기와 생존 전략

뉴스에서는 할인 키워드가 급격히 증가한 반면, 부담 키워드도 함께 증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피자 업계가 가격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가격 부담은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4.2 블로그: 경험과 관계 중심의 담론

블로그에서는 피자를 맛집, 친구와 함께하는 경험으로 인식하는 긍정적 담론이 주를 이루지만, 부담 키워드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4.3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소통과 감성의 공간

5. 'MZ세대'와 피자 소비 문화의 변화

MZ세대의 피자 소비 행태 변화는 단순한 세대 차이를 넘어 한국 피자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MZ세대가 피자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의 피자를 찾아 소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피자몰의 '오픈런' 현상과 중저가 피자 브랜드의 성장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기 부천에 위치한 피자몰 매장은 인근에선 흔치 않게 '오픈런'을 해야 피자를 맛볼 수 있다. 11시 개장시간에 맞춰 가지 않으면 대기를 해야 한다"

2025년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중 하나인 '다각형 소비(Wiser Wallets)'가 한국 피자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전의 '평균 실종' 소비에서 벗어나, 우선순위와 미래 가치를 고려한 전략적인 소비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6. 피자 업계의 대응 전략과 혁신

6.1 도미노피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도미노피자는 "기술 기업(Tech Company)"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며, 이를 통해 주요 피자 브랜드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도미노피자의 DX 전략
Domino's Anyware: 10여 개 디지털 주문 플랫폼 활용
비용 효율성: 디지털 주문 비용은 전화 주문의 1/4 수준
매출 비중: 글로벌 매출의 약 70%가 디지털 채널
AI 기술 도입: 주문 예측, 배송 최적화 등

6.2 대형 프랜차이즈의 프로모션 전략

주요 프로모션 전략
통신사 할인: SKT T멤버십 등과 연계한 40~50% 할인
1인 메뉴 개발: 도미노피자 '싱글 피자' 등
저가 라인 출시: '해피 데일리 피자' 1만 5천원대
셀럽 마케팅: 아이유 등 전속 모델 활용

6.3 신규 사업 다각화

한국파파존스는 2023년 7월 치킨 브랜드 '마마치킨'을 론칭하며 치킨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는 피자 시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7. 향후 피자 시장 전망

2025년 이후 한국 피자 시장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목할 트렌드
건강 지향적 피자: 저칼로리, 비건 피자 등 웰빙 트렌드 반영
로컬 피자: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
구독 서비스: 정기 배송 및 멤버십 강화
무인 매장: 인건비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글로벌 시장 전망에 따르면 피자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10.8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시장은 구조적 전환기를 거치며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8. 결론: 피자플레이션 시대의 생존 전략

피자 관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피자플레이션의 구조화: 원재료 가격 상승과 배달비 인상으로 인한 피자 가격 상승이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의 피자 소비 패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시장 양극화 심화: 대형 프랜차이즈의 위기와 중저가 피자 시장의 성장이라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정착되고 있습니다.

MZ세대의 합리적 소비: MZ세대는 피자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가격의 피자를 찾아 소비하고 있으며, 이들의 소비 패턴이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플랫폼별 담론의 분화: 뉴스는 산업적 위기, 블로그는 경험적 만족,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소통과 감성이라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피자를 다루고 있습니다.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 도미노피자의 사례에서 보듯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기술 혁신이 피자 업계의 핵심 생존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피자플레이션 시대, 피자 업계의 생존은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가치 혁신에 달려 있다. MZ세대가 원하는 것은 저렴한 피자가 아니라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피자다. 이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앞으로 피자 업계는 단순한 가격 인하나 프로모션이 아닌,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필요합니다. 1인 가구 증가, MZ세대의 가치 소비, 디지털 전환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형태의 피자 비즈니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특히 중저가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각 세그먼트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