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취를 한지 일주일이 되었다. 작지만, 자취를 하고 느낀 점이 있다.
이전의 본가 생활도 크게 터치는 없었다. 부모님은 내 생활을 존중했고, 난 방에서 주로 생활했다. 그래도 장소가 달라져서 인가. 다른 점이 있었다.
먼저, 뭔가 삶에서 일의 비중이 늘었다. 본가 살 땐, 부모님에 의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아 늘어지는 것이 있었다. 아무래도 부모님은 이제 은퇴 시점이고, 삶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많지 않아 보여, 주말이나 퇴근 후에는 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 쉬는 소리가 들려, 나도 쉬게 되는 게 있었다. 지금은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아, 자연스레 남은 시간에 일을 하게 되었다. 나아가, 부모님이 다투는 소리가 나면 알게 모르게 움추러들어, 방에서 나가기가 싫었는데, 지금은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아, 나가기 싫다던가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오로지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정말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고, 삶이 좀 더 규칙적이게 되었다. 본가에 살면 빨래나 청소를 부모님이 해주어 좋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나는 이게 사실 좋지 않았다. 원하는 타이밍에 이루어지지 않는 빨래와 원하지 않는 청소 타이밍.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이 삶에서 많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스스로 빨래는 일주일에 언제 언제, 청소는 일주일에 언제 언제 정하고 나니, 그대로 움직이면 되고, 그러다 보니 삶이 좀 더 내 뜻대로 움직였다. 그래서 남은 시간을 더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취향을 더 채우게 되고, 표현하게 되었다. 작업을 하며 듣는 음악, 방에 널려 있는 어제 쓴 일기장, 나의 공간에 데려오는 사람들. 같이 사는 사람이 볼까 봐 신경 썼던 것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니 내 취향이 더 드러난다.
자취를 시작하며 들은 말 중엔, 자취는 돈이 많이 들어가지만, 자유를 사는 데 그 정도 돈이 들어가는 건 가치가 있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자유는 꽤 가치가 있었다. 정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