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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미고 Jan 25. 2022

구슬

열두 십이 간지

궁도 별자리엔 없지

나는 태생이 관(官)이 없거든


어디도 속하지 않아

자유로운 영혼

나는 마법사를 집사 삼았거든


그들은 집구석이 좋고

고독을 사랑했지만

붉은 피가 흐르는 뜨거운 심장을 가졌어

사람이 그립고 외로움에 사무칠 땐

내 따뜻하고 보드라운 털을 어루만졌지

적막한 정적이 두렵고 무서울 땐

야옹  여기 

인기척을 부벼주었


연금술 약초학 천문학에 밝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졌지

글을 짓고 노래를 읊어

마음을 도닥이는 시인이었어

머리가 비상하고 영리했지만

그래서 범인(凡人)들의 질투를 받았지

특별한 재능을 경외하고 시기해

사특한 주술이라 사탄이라 매도했지


그들 옆에 나는

매혹적인 동반자

길들여지지 않는 요물이라 불렀지

산채 바치는 재물이고

악마의 전령이고

이계를 잇는 영험한 영매였지


가만 내 눈을 들여다봐

수정구보다 투명해

그 속에 삼라만상 우주가 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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