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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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공항으로 향하기 전, 짧게 시간이 남았다.
며칠 전 미리 찾아본 농수산물 시장이
수요일 아침에도 문을 연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잠시 들러보기로 했다.
공원 안쪽,
하얀 천막들이 나란히 서 있었고
햇살은 그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 아래에는 세상 모든 색이 꽃처럼 피어나 있었다.
연노랑, 복숭아빛, 자주색, 크림색,
그리고 바람을 따라 흔들리는 작은 해바라기들.
철제 통과 유리병 속에서 서로의 색을 비추던
그 꽃다발들의 이름은 ‘October Bliss’.
‘October Bliss’ — 10월의 행복.
계절이 끝나기 전, 잠시 피어난 따뜻한 숨 같은 이름이었다.
사장님은 녹색 티셔츠를 입고, 내가 지나가는 것도 모른 채
다발을 정성스레 포장하고 있었다.
꽃잎 하나하나가 그의 열중하는 손끝을 지나며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나는 잠시 멈춰 그 모습을 바라봤다.
그건 단순한 시장의 풍경이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의 의식 같았다.
바람은 향긋했고,
꽃잎은 아침의 공기를 닮아 투명했다.
그 사이로 개 한 마리가 천천히 지나가며 꼬리를 흔들었다.
세상은 그렇게 평화로웠다.
나는 작은 꽃다발 하나를 손에 쥐었다.
햇살에 닿자, 그 향이 내 마음까지 물들었다.
그 순간, 이상하게도
이 도시가 나를 부드럽게 배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카고에서의 마지막 아침.
만약 그날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나는 이 도시의 가장 따뜻한 얼굴을
영영 모르고 떠났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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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Bliss” — the happiness of October.
I went without much expectation,
but it felt as if the city itself had come to say a soft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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