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속에서 자라는 나
책상 위에 놓인 귤 하나를 바라봅니다.
겉은 아직 초록빛이 남아 있고,
완전히 익지 못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이미 달콤함을 품고 있을지 모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빛깔만으로는 속의
진짜 모습을 다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삶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종종 겉으로 보이는 부족함 때문에
스스로를 평가절하하곤 합니다.
아직 준비되지 못한 것 같고,
남들보다 뒤처진 것 같고,
어설픈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덜 익은 빛깔 속에서도
시간은 우리 안에서 묵묵히 무언가를 키워내고 있습니다.
아직은 보이지 않아도,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세상 앞에 드러날 달콤함이
준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조금 느리게 익는다고 해서 의미 없는 것이 아니고,
미완성처럼 보이는 지금조차도
온전한 나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귤이 천천히 빛깔을 바꾸며 달콤함을 품어가듯,
우리의 삶도 그렇게 천천히 무르익어가는 중일 것입니다.
오늘의 내가 아직 덜 익은 귤 같아도 괜찮습니다.
그 안에는 이미 충분한 가능성과 시간이
숨 쉬고 있으니까요.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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