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드디어 새장을 탈출하다!

기나긴 겨울 지나 내 인생에 봄이 오다.

오늘 대학원 합격자 발표가 나왔다.


합격이다!


30년 전 대학교를 장학생으로 합격했을 때보다도 더 기쁘다.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공부이기에.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첫 걸음을 드디어 뗐다.


누가 잠가둔 것도 아닌데.

나는 좁은 새장 속에서 운명을 탓하며

얼마나 오랜 시간을 절망하며 살았던가.


누군가의 딸로.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며느리로.

누군가의 엄마로.

참 오랜 세월 잘도 버텼다


오늘은

그동안 고생한 나를

내가 안아준다.

토닥토닥.


넌 잘할 수 있어~

난 널 믿어~

넌 소중한 존재야~

내게 최면을 걸어본다.


오늘

내가

왠지

멋있고

사랑스럽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선하게 쓰리라.

나의 능력을.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언젠가 내가 반드시 큰 일을 해낼 것이기에.


오늘은

12월 24일 나의 결혼기념일이다

그러나

결혼기념일보다도.

크리스마스 이브보다도.

61킬로였던 몸무게가 한 달 만에 56.67을 찍은 것보다.


더 복된 소식이 내게 왔다.

대학원 합격소식이!


오늘부터 내 인생 1일로 정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니고데모는 거듭남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는 오늘에서야 알 수 있게 되었다.

거듭나는 느낌을.


이제

그냥

나로

나답게

다시

시작한다.

세상이 나를 욕심 낼 그날까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린 모두 소중한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