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웨스앤더슨
아침 8시 15분. 창고.
출고 담당 직원이 복도로 들어선다. 그는 정중앙으로 걷는다. 왼쪽도 오른쪽도 아닌, 정확히 가운데.
통로가 길게 뻗어 있다. 양쪽으로 선반이 솟아 있다. 은색. 수직. 평행.
그는 걸으면서 본다.
왼쪽 선반. 파란색 세제 박스. 열두 개. 가지런하다.
오른쪽 선반. 노란색 식용유 박스. 열두 개. 똑같이 가지런하다.
파란색과 노란색. 대칭이다.
카트를 밀고 오는 동료가 있다.
둘이 복도 한가운데서 마주친다. 멈춘다. 서로를 본다.
동료가 말한다.
"오늘도 줄 맞추고 있네요."
"네. 그래야 마음이 편해요."
동료가 지나간다. 직원은 다시 걷는다.
발걸음이 일정하다. 좌우로 흔들리지 않는다. 시선은 앞을 향한다.
멈춘다.
저 멀리, 구석에서 무언가 어긋나 있다.
팔레트 하나가 삐뚤다. 선반 끝에서 3센티미터쯤 튀어나와 있다.
직원의 눈이 그것에 고정된다.
3센티미터. 대단한 것이 아니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안다. 그는 본다.
그는 걸어간다.
서두르지 않는다. 일정한 속도로. 정중앙을 따라.
팔레트 앞에 선다.
두 손으로 잡는다.
천천히 민다. 조금씩. 선반 끝과 일직선이 될 때까지.
손을 뗀다. 한 발 물러서서 본다.
반듯하다.
그는 돌아선다.
다시 복도 중앙으로 걸어간다. 발걸음이 일정하다.
왼쪽 선반. 파란색.
오른쪽 선반. 노란색.
대칭이다. 질서가 있다.
동료가 뒤에서 부른다.
"그거 아무도 신경 안 써요."
직원이 걸으며 답한다.
"저는 신경 써요."
그는 창고 끝까지 걷는다.
뒤를 돌아본다. 긴 복도. 양쪽 선반. 은색 금속. 색색의 박스들.
모두 제자리에 있다. 모두 줄이 맞다.
직원은 고개를 끄덕인다.
괜찮다.
오늘도 세상이 반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