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강습에서 한 차례 홍역을 치르고는 하루 종일 조금 ‘멍’ 한 기분이 들었다. 사용하지 않던 온몸의 근육을 한꺼번에 과도하게 움직여서인지 온몸이 노곤하기도 했다. 불과 5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렇게 큰 전신운동 효과를 내는 종목도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첫째 주에는 월요일과 화요일 그리고 목요일과 금요일 주 4일 동안 강습을 받았다. 하루 운동량은 25미터 레인을 약 15회 정도 왕복하게 된다. 그러면 하루에 수영하는 총거리는 약 750미터가 된다. 처음 자유형 4회 왕복(200미터)에 도전하였는데 두 바퀴도 채 돌기 전에 호흡이 가빠져왔다. 그리고는 간신히 4바퀴를 완주했다. 그래봐야 200미터를 완주했는데 벌써 체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오래전 수영강습을 받을 때에는 발차기를 하고 자유형 – 평영 – 배영을 각 200미터 정도씩 왕복하고 마지막에 다이빙과 접영을 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지금 강습 내용은 새로운 것이 많아져 구분동작으로 연습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힘이 들었다.
이를테면 배영의 경우 두 손을 모아 머리 위로 뻗고 발차기로 1회 왕복(50미터), 오른손만 머리 위로 뻗고 발차기하면서 몸을 틀어서 왼쪽 어깨를 내놓고 발차기하다가 다시 오른손만 머리 위로 뻗는 일명 롤링- 다음에는 왼손을 머리 위로 뻗고 롤링, 양팔을 교대로 움직이면서 물살 가르기, 한 팔만 이용해서 배영, 두 팔을 모두 사용해서 배영 등 구분동작으로 연습을 시켰다. 아마도 배영에 필요한 모든 동작을 구분동작을 통해서 숙달시키려는 것 같은데 오히려 적응이 잘 되지 않고 실력향상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물론 물도 많이 먹게 된다.
금요일 마지막 강습에서는 접영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는데 실로 오랜만의 접영인지라 발차기도 서투르고 팔 꺾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나름 사력을 다해서 주어진 퀘스트(?)를 모두 깨기 위해서 전력투구했다. 나중에는 머리가 띵 한 것을 느꼈다. 샤워실에서 담당 수영강사를 만났다.
“오랜만에 수영을 다시 시작하시니까 많이 힘드시죠?”
“아무래도 그렇네요.”
“한 2주일 간은 많이 힘드실 겁니다. 힘을 내세요.”
“네한 번 해보렵니다.”
그렇게 간신히 1주일의 강습을 마쳤다. 온몸의 근육이 다 당기는 느낌이어서 등이 결리거나 몸살은 나지 않을지 조금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에 예약되어 있던 대상포진 예방백신인 싱그릭스 2차 접종을 맞았다. 1차 접종 때 약간의 피로감을 느낀 것 이외에는 별 일이 없었길래 이번에도 별일 없겠지라고 생각하며 백신예방주사를 맞았다.
대상포진을 97%나 예방해 준다는 싱그릭스 백신. 2차례에 걸쳐 맞아야 하고 다른 백신에 비해 고가이지만 '통증의 왕'이라는 대상포진의 완벽한 에방을 위해 접종을 마쳤다.
그런데 주사를 맞고 집에 돌아와서 저녁때부터 노곤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거의 온몸에서 근육통이 느껴졌다. 몸살을 앓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피로감과 근육통이 계속되었고 웬일인지 주사를 맞은 자리는 벌겋게 부어올라 이게 백신 부작용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우리 집 주치의 김박사에게 물어보니 월요일 운동은 하지 말고 병원에 문의하거나 병원에 가서 체크해 보라는 것이었다. 일요일을 간신히 넘기고 월요일 아침이 되었다. 병원으로 가야 하나 수영장으로 가야 하나?
근육통은 많이 진정되었고 어느 정도, 약 80~90% 정도는 회복이 된 것 같은데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망설여지기 시작했다. 수영강습을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첫 위기가 다가온 것이었다.(3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