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하는 마음

그걸 왜 그렇게 했어!

by 봄날의 앤

과유불급[過猶不及] :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어떤 마음들은 차고 넘쳐 온갖 좋은 단어와 뉘앙스로 표현되지 않을 때가 있다.

쓸 수 있는 모든 표현을 쏟아내고서도 부족한 마음에 비로소 모난 모양의 글자들을 차용한다.

서로 속뜻을 아리라 믿으며 굴곡진 말들을 주고받는다.

허나 생긴 것이 본디 날카로워 알면서도 기스가 나기 마련이다.


애석하게도 이전의 둥근 단어로 돌아가기란 꽤 머쓱한 상황이다.

기나긴 시간이 가져온 합일에 대한 환상이 우리의 경계를 마구 문질러두었다.

허나 너무 훌륭하신 창조자의 후계자인 탓에 온전한 개체가 되었거늘, 이제 우린 하나가 아닌 둘이란 걸 안다.


침묵을 택했다.

혼재된 언어의 쓰나미 속에서 잠수해 저 밑으로, 깊숙한 암흑으로 몸을 숨겼다.

괴로운 것이 수단이라면 쓰레기통에 버릴 결단력 정도는 필요하다.

나는 그들에게서 고난을 박찰 용기를 배웠다.


여전히 사랑한다는 말은 쉽사리 꺼내기 어렵다.

다만 못생긴 단어를 나열할 때보다 한껏 어색해진 눈맞춤이 시작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작은 사람과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큰 사람의 대화 속으로 엉금엉금 기어가 본다.

나는 그들에게서 세상을 품어낼 다정함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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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이 정도면 배운 대로 잘 따라가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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