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고 싶어져 구립센터의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학원에 다니려니 너무 본격적이어서 택한 이곳, 어르신 대상 3만 원 남짓의 비용으로 3개월간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평일 오전 플로리스트 종합반.
초등학생 아이를 둔 어머니들부터 은퇴하신 분들까지, 삶의 겹이 얕은 건 대학생인 나 하나뿐이었다.
그곳에선 모두가 선생님이었다. 우리 부모님보다 연배가 있으신 선생님들은 벌써 몇 회째 연속으로 수강하고 계시는 고수들이었다. 진짜 선생님들의 모임에 초짜가 깍두기로 낀 격.
처음엔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다음은 배운 지식을 쫓아 넣느라 바빴다.
모든 정규수업이 끝나고 나서야 꽃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다. 꽃은 참 어여쁘게 생겼다. 동시에 그 연약한 것이 무엇보다 강하다. 인간의 마음을 말랑하고 방긋거리게 만들 수 있는 것 중 가장 화려하지 않을까?
선생님들 따라 간 고속터미널 꽃시장은 이후에도 종종 선물할 일이 있으면 방문하곤 한다.
단 단위로 팔기에 대량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지만 집안 곳곳, 저사람 이사람 나눠주다 보면 매번 부족하다. 꽃을 만지며 어울리는 사람을 떠올리고, 걸맞은 장소를 탐색한다. 조명을 켜듯 자리매김한 그곳의 향이 얼마나 날렵한지 나는 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때, 첫 알바 처로 타르트집에서 일한 적이 있다.
꽃집과 마주 보고 있는 그곳의 공간은 작았지만 참 많은 사람을 품었다. 꽃집 직원이 그만두는 마지막 날, 내게 분홍 꽃다발을 안겨주었다. 종종 꽃과 타르트를 주고 받는 사이였다. 꽃이 가진 이야기, 꽃으로 보내 보는 메시지, 그리고 꽃 뒤에 숨어 있을 마음. 이젠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