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한 워니네 Oct 27. 2022

1. 아빠가 육아휴직?

2022.10.23.(일)

"여보, 나도 이제 일하고 싶어"


이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는 생각으로 들었다. 

'또 세 아이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한가 보다' 내지는 '오늘은 아이들 때문에 힘든 날이었는가 보다' 이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 며칠 얘기하다 말겠지'라는 생각도 함께.


그런데 며칠 얘기하다 그만할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던 순간이 있다.

"여보, 나도 일하고 싶다고! 육아휴직해보는 건 어때?"


"엥? 육아휴직?"


사실 여태껏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남자 육아휴직'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였다.  이렇게 와이프의 권유로 육아휴직에 대해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결정했어?"

"......"


이렇게 반복하기를 몇 달간. 

몇 달간은 가타부타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남자 육아휴직'이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내 마음에 무언가 불편한 것이 있었는데 그게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첫째는 불안함이었던 것 같고, 

둘째는 외부 시선

셋째는 내가 포기해야 할 것


그런데 너무 막연했다. 


불안하긴 한데 무엇 때문에 불안하고, 

외부 시선이 신경 쓰이긴 하는데 그 시선이 무엇인지, 

육아휴직을 함으로써 무엇인가 포기해야 하긴 할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를 못했다. 


그럴 때 도움이 되었던 것이 바로 '아빠 육아휴직'을 해봤던 사람들의 일기, 후기였다. 


나의 불안함이 회사에서 도태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이었고, 

남자가 돈은 안 벌고 '애나 본다'하는 외부 시선이었으며, 

육아휴직을 함으로써 회사의 진급은 포기해야 하는,

막연했던 나의 내적 불편함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아빠들이 육아휴직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다. 도저히 남자 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분위기인데 썼다는 아빠, 그 회사의 육아휴직 최초 선례를 남겼다는 어떤 아빠 등.

아무튼 모두들 하나같이 있는 눈치, 없는 눈치 봐가며 힘들게 육아휴직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런 것에 비하면 나는 남자 육아휴직의 선배 공무원도 많으며 최초 선례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육아휴직 쓰는데 전혀 절차상 문제가 없는데도 걱정을 하고 있는 현실이라니.


무언가 걱정이 되긴 하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으로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많은 육아휴직 아빠들이 휴직을 끝내고 복직 전 느꼈던 공통점이 있었다. 


'남자 육아휴직은 가정을 위한 시간이기도 했지만, 결국엔 내가 성장하는 시간이었다"


내 마음을 움직인 한마디 


"내가 성장하는 시간"


그래. 그런 이유라면 내 인생에 육아 휴직하는 일 년의 시간이 아깝진 않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