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력직 인터뷰 후 느낀 점
CJ제일제당 해외영업 담당과 핵심제품 기획 관련일을 약 6년간 해오고 퇴사한 지 10개월이 지났다. 사업을 하면서 경력이 조금씩 단절됐다고 느끼던 찰나에 대감집에서 오퍼가 왔다. 현재 일에 자신감과 재미가 있는 와중에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이력서를 전달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통과되어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은 전형적인 경력직 면접 방식으로, 경험했던 일, 느꼈던 점, 위기를 극복했던 사례 등 위주로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면접이 딱히 떨리거나 하지 않는 체질로 아는 선에서 대답을 하였고, 모르는 건 솔직하게 모른다고 했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끝마쳤다. 그 과정 속 나는 한 가지 배움을 얻었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에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나도 듣는이도 그 온도차를 느낀다. 영업은 나에게 도전적이고 재밌었던 일로 늘 자부심과 열정을 다했던 일이었고, 늘 보고서에 치이고 의사결정은 번복됐던 대기업 기획시절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하는 사업은 정말 나를 하루하루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면접 때 영업에 대한 내 경험을 이야기했을 때 나와 면접관들은 서로 연결됐다고 느꼈고, 전략기획에 대한 경험을 말했을 때 핀이 어긋나 있다고 느꼈다. 사업에 대한 이야기했을 때는, 말하는 나 스스로 너무 행복하고 재밌어하였고, 듣는 이들도 경청하는 게 내 눈에도 보일 정도였다.
면접이 끝나고 생각해 보니 나는 여태 컨셉과 온기를 잃은 채 뛰고 있었다. 어쭙잖은 트렌드 캐칭과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성공하고 싶다는 갈망 속, 오아시스가 어디 있는지 방향조차 못 잡은 채 무작정 사막을 뛰고 있었다. 재미는 있지만 가끔은 그냥 해야 될 숙제처럼 일을 해나갔다. 면접보는 그 찰나에 나는 스스로를 빠르게 복기하고 반성했다. 이제는 잠시 숨을 고르고 주위를 돌아볼 타이밍이다. 정신력으로 무장해 지치지 않는 심폐지구력은 늘어났으니, 이제 방향성을 명확하게 두고 다시 달려보자.
우리는 인생에서 좋아하는 것 혹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게 맞다. 재밌는 일을 하기에도 인생은 한정적인데, 왜 싫어하는 걸 억지로 해야 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노력해온 삶, 현재 노력하는 것과 앞으로 이루고 싶은 진취적인 마인드가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한 노력이다.
면접 당락과 별개로 좋은 경험이고, 또 한 번 사유하고 앞으로 정진할 수 있던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 나를 픽해준 인사팀 담당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