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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과 '로드리'로 맨체스터 시티의 전술 파악하기

'CB'과 '로드리'의 위치만 보면 맨체스터 시티의 전술이 보인다.

(@SKYSPORT)

■ 'CB'과 '로드리'의 위치만 보면 맨체스터 시티의 전술이 보인다.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 펩 과르디올라의 전술에 대한 관심도는 시간이 지나간다고 식지 않는다. 그 이유는 팀이 발전 방향을 항상 모색하고, 매번 시도하기 때문이다.


펩 과르디올라의 전후로 21세기 초의 축구 전술의 역사를 나누는 경향성도 나타남은 이 감독이 얼마나 현대 축구사에 큰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좋은 증거이다.


▷ 빌드업 과정 새로운 시도 'CB 2 - MC 2의 후방 다이아몬드'


맨체스터 시티는 20/21 시즌 초, 난처한 상황에 빠졌던 것은 사실이다. 기계처럼 정확히 맞아들어가는 조직적 움직임이 이 팀의 가장 큰 매력이며 이를 토대로 눈 앞의 상대를 압도하고 결국 리그 타이틀을 차지하던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비드 실바의 이탈 이후 이 선수의 공백을 채우고자, KDB의 고군분투는 이어졌으나 자랑하던 화려한 공격력은 사라졌다. 빈공에 시달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에 합류한 CB 디아즈 덕분에 무승부라도 거둬 겨우 버텨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 시즌을 시작할 때 펩 과르디올라의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빌드업은 기존과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후방 배치된 인원과 형태가 비교적 과거의 그것과 꽤나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골키퍼를 제외하고 중앙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그리고 측면 수비수까지 5인의 선수가 자유롭게 W와 M자의 모양을 형성하며 안정감있게 볼을 소유하며 전방의 선수에게 볼을 배급하는데 주력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에는 후방의 형태가 마치 다이아몬드를 형성하며 4명이 후방 빌드업에 관여하는 모습을 왕왕 찾아볼 수 있었다. 포메이션 역시 주로 활용하던 1-4-3-3이 아닌 1-4-2-3-1로서 2명의 허리라인이 모두 후방 빌드업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센터백과 자유로운 형태의 움직임으로 2선 이상의 선수가 상대 진형에서 숫자 싸움에서 더욱 유리할 수 있도록 플레이했다.


상황에 따라 발 밑이 뛰어난 골키퍼 에데르송까지 참여해 후방이 순간적으로 5인으로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하며 골키퍼를 제외하고 '공격 5 : 수비 5'으로 나누는 것이 유행처럼 느껴졌던 상황에 또다른 충격을 주었다.


물론, 이러한 일명 '후방 다이아몬드 형태'가 펩 과르디올라에게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순 없다. 이미 시메오네의 ATM, 로저스의 레스터시티 그리고 클롭의 리버풀까지 유럽의 다수의 팀이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편이 적절하다.


하지만 이러한 '후방 다이아몬드'는 여전히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상대가 5명이서 수비에 주력하니 우리는 6명이서 공격을 해 수적인 우위를 가져가자는 단순할수 있는 생각에서 접근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은 골키퍼를 포함하더라도 5명의 선수가 5명의 선수를 막아내야하는 상황이 빈번이 나타나게 된다.


맨체스터 시티의 경우 리그를 치루며 상대가 조직적으로 강한 압박을 가져가거나 개인 맨투맨으로 수비를 하는 경우(리버풀과 리즈의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고려해 펩 과르디올라는 결국 전술적 변화를 가져갔다.


▷ 후방 다이아몬드에서 파생된 'NEW 후방 5인'


펩 과르디올라가 해결해야하는 과제는 크게 2가지였다.


'보다 안정적인 후방 숫자 확보, 부진한 공격력에 대한 대처'


그리고 이를 위해 이 천재 전술가는 맨체스터 시티가 편하게 생각하면서도 상대가 예상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위해 1-4-3-3으로 포메이션의 변화를 가져가지만 후방 다이아몬드를 버리지 않을 수 있는 전술적 아이디어를 구현했다.


해결해야할 과제를 위해 과거 KDB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1-4-2-3-1을 선택했던 것과 달리 안정적인 후방을 위해서 우선 팀이 익숙한 1-4-3-3으로 팀을 재정비했다. 이 과정에서 펩 과르디올라의 축구에서 '워커'를 활용할 때 종종 나오던 변칙적인 백 3를 활용했다.


센터백 2명과 측면의 풀백 한 명을 기준으로 후방 3명을 형성하고 반대편의 풀백은 안쪽으로 좁히는 움직임을 가져가며 로드리와 함께 중원을 구성해 M자 모양의 후방 5인을 구성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독특하게도 양측면 수비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칸셀루'와 LCB, RCB 모두 가능한 '디아즈' 덕분에 가능했다.


칸셀루는 좌우 가리지 않고 안쪽으로 좁혀들어가는 움직임을 통해 탄탄한 3선을 구성해주었으며, 디아즈는 파트너에 따라 좌우를 오가며 출전했지만 후방에서 확고한 중심이 되어주는 역할을 해주며 보다 안정적인 후방 숫자를 확보했다.그리고 전술적으로 로드리의 위치 역시 매우 중요했는데 칸셀루가 LB으로 출전할 경우 로드리는 RCM으로, 칸셀루가 RB으로 출전할 경우 로드리는 LCM으로 팀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일조했다.


더욱이 로드리가 치우친 측면은 수비적 안정감을 더욱 가져갈 수 있었기 때문에 해당 측면의 풀백이 높게 전진할 수 있었다. 후방 다이아몬드는 또다시 형성되었고, 측면 풀백의 전진으로 또다시 공격에서의 수적 우위를 점하며 부진한 공격을 돕기 위한 수적 증원이 가능했다.


결국 후방 다이아몬드 ver.2에 가까운 연속적이고 디테일한 전술적 요구가 맨체스터 시티를 또다시 리그 최정상으로 이끌었다.


▷ '펩보이'라고? 당신이 펩을 모를 뿐이다.


시즌 초반 펩 과르디올라는 큰 비판과 비난에 시달렸다. 맨체스터 시티가 투자하는 금액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절실히 원하는 유럽 챔피언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번번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번번 실패하는 과정에서 펩 과르디올라의 '전술적 욕심' 때문에 망쳤다고 말할 수 있는 경기가 포함되었고, 리그 성적까지 나쁘니 비판과 비난에 대한 수위는 정도를 모르고 높아져만 갔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는 또다시 본인의 한계를 깨고 성큼 앞으로 나아갔다. 본인이 자초한 어려움일지 몰라도 '결자해지'의 태도로 해결하고 발전했다. 펩 과르디올라 이 감독이 위대한 이유는 이러한 모습으로 증명된다. 당장 눈 앞의 성적만큼 본인의 철학을 관철시킬 때도, 당장 눈 앞의 성적을 위해 본인의 철학을 잠시 접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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