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집중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by 나철여

창문을 여니 설날이라며 활짝 웃는 새 해 들어왔다.

유난히 둥글다. 나의 시선도 붉어진다.

나는 아직도 색동저고리의 추억이 있다.


아직도 설날엔 한복을 차려입는다.

세배받을 준비는 다 갖췄다.

세뱃돈 줄 나이라는 게 제일 좋은 순간이다. 덕담과 함께.

(덕담은 짧게, 봉투는 두둑하게)


남편은 무조건 건강을 강조한다. 해마다.

나는 해마다 다르다. 작년에 했던 담, '향상 기뻐하라'에 이어 올해는 '꾸준히'로 정했다. 뭐든 기쁘게 하고 꾸준히 하라는 거다.

(덕담이니 체크는 안 한다.)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


아들 손자 며느리 다 함께 모여 아침 먹고 윷을 던지고, 점심까지 먹고 나면 들네는 처갓댁으로 떠난다.

나만의 설 연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추워도 걷는다.

설 연휴에도 걷는다.

(그래도 작가라면 설연휴라고 글쓰기를 멈추면 안 되지.) (도서관도 가야지...)

도서관까지 걷기는 10분이면 족하다. 거리가 너무 짧아서 운동삼아 근처 놀이터를 돌아서 간다.

음수대도 겨울을 견디는 중이다.


뒤편 음수대에서 발을 멈추게 한 사진,

앗!?

발을 씻고 있잖아...


놀이터 cctv에 딱 찍혔나 보다.

음수대는 목적 외에 사용금지.
누군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진 속 남자는 아직 모를걸, 혹 붙은 사진을 보고도 그게 목적이라고 우기겠지... 몹쓸!... 제발...!!




도서관으로 들어서는 순간 내 시선도 차원이 달라진다.

여기도 누구나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다.

정수된 물,

고갈된 정서를 넉넉히 해갈시켜 줄 책들이 즐비하다.

조용조용. 사뿐사뿐.


'제발, 굿뉴스 '

신선한 뉴스를 기다리 마음으로 굳이 도서관에 비치된 종이 신문을 찾는다.


가진 게 없을 땐 있어 보이고 싶은 욕망,

든 게 없을 땐 들어 보이고 싶은 소망, 내 마음은 망망대해다.


누가 지켜보는 것도 아니고 무시한 적도 없는데 정기간행물 코너 옆에 자리 잡은 신문대로 가서 먼저 헤럴드 신문을 잡아 펼친다.

(누가 좀 봐주실래요) (나 영어신문 보는데)

(놀이터 음수대는 cctv도 있어 찍고 있던데...)


만화 번역도 폰 속 ai에게 부탁했다.

1초 만에 번역해 줬다.


1. 베이비 블루스 (Baby Blues)

​여자: "뉴스를 끊겠다는 건 나한테 바보 같은 새해 결심이었어."
​남자: "약간 그래."
​​남자: "그리고 슈퍼볼이 코앞인데 스포츠를 끊는 건 미친 짓이었어!"

​여자 (태블릿을 보며): "이건 우리가 포기한 게 아니라 현실적인 것뿐이지, 그렇지?"
​남자 (노트북을 보며): "당연하지."


2. 피클스 (Pickles)


​​효과음: "쩝! 쩝! 쩝!" (CHOMP! CHOMP! CHOMP!)

​할머니: "좀 덜 시끄럽게 씹어줄 수 없어요?"
​​할아버지: "어느 정도가 너무 시끄러운 건데?"
​​할머니: "내 귀에 들린다면, 그건 내가 당신을 포크로 찌르고 싶은 충동과 싸우고 있다는 뜻이에요."



참 좋은 세상이다.

그래도 지킬 건 지켜야지.


놀이터 음수대는 아이들이 놀다가 목 축이는 곳,
설날은 가족과 함께 윷놀이로 가족애를 돈독히 하는 것,


고유명절조차도 무조건 해외여행은 아니겠지. 자식 된 도리를 다하고 가는 거겠지.

가족관계는 거래가 아니다. (나, 꼰대 아니다.)

낀 세대라고 무조건 희생하거나 양보해선 자식 버릇만 망칠 뿐, 과연 신세대를 이해하는 멋있는 부모일까 싶다.


누가 보든 안보든

그 누가 봤던 못 봤던

자신의 충동의식과 싸우는 싸움은 계속이다.


그래도 설날에 모여 안 싸우면 다행이다.

너무 많은 걸 먹었다.

자, 먹은 김에 더 먹자.

(원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하는 거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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