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힘이 없어서 축 늘어져 있었다. 몸에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귀찮을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배는 고픈데 제대로 된 음식을 해 먹을 기운은 도저히 나지 않아서 주방 구석에 있던 컵누들을 꺼냈다. 뜨거운 물만 부어서 대충 먹었는데 워낙 양이 적어서 인 지 먹은 것 같지도 않았다.
그렇게 대충 끼니를 때우고 나서 뭐라도 보충해야겠다 싶어 비타민을 한 알 먹었다. 기운 좀 차려보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비타민을 삼키고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서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명치끝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해지더니 메스꺼운 기분이 온몸으로 퍼졌다.
빈속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독한 비타민이 들어가니 위가 감당을 못한 모양이다. 안 그래도 체력이 떨어져서 몸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져 있는데 거기에 자극적인 게 들어가니 속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가만히 앉아 있기도 힘들 만큼 울렁거림이 심해서 결국 하려던 일도 다 내팽개치고 침대에 누웠다.
기운 내려고 챙겨 먹은 것들이 오히려 몸을 더 괴롭히고 있다. 속은 계속 울렁거리고 몸엔 여전히 힘이 없다. 차라리 아무것도 먹지 말고 그냥 잠이나 잘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하루는 정말 의욕과는 다르게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