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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Prime Minister 이다!

내 이름들에 대하여

by Andy Liu


내 한글 본명은 유 재상, 한자로는 묘금도 유 (刘), 재상 재(宰), 서로 상(相) 자를 쓴다.


손위 친형이 상(相) 자 돌림 인데다가,

어려서 부터 크게 되라고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다. 영어로 번역하자면 ‘Prime Minister (首相)' 인 셈이다.


흔하지 않은 이름 인데다가 (싸이 박재상을 제외 , 살면서 동명이인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역사 속에서 높고 청렴한 관직으로 자주 형용되는 나의 이름이 나는 싫지 않았다.


그러던 일본 유학시절, 잠시 류우 상 (刘 さん), 혹은 사이쇼우 상 (宰相 さん) 등의 일본어 발음으로 불려오다가, 첫 직장 부터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 했던 나는 ‘재상’ 혹은 ‘사이쇼우 상’ 보다 외국인들이 더 부르기 편한 영어 이름이 필요했다.


한 참을 고민하던 중, 나의 종씨(?)이자, 당시 홍콩과 아시아 영화계의 우상 이었던 우리의 영원한 덕화 형님, 배우 류덕화 (刘德华) 님의 영어 이름인 "Andy Lau"를 본따 짓기로 하고, 대신 성(姓)인 刘의 광동어 발음인 “LAU” 대신, 보통화 (Mandarin) 발음인 “LIU”를 사용하기로 했다.


내 성 (刘) 인 ‘유’의 한글식 발음 표기는 YOO 인데, 그럼 "Andy YOO" 라고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아주 잠시 고민 했었지만, 어차피 학생 시절부터 중국시장 진출을 염두 하고 있었기에, 그런 고민 일랑 바로 휴지통에 던져 넣어버리고, 내 멋데로 중국식 발음인 ‘Andy Liu’를 내 영문이름으로 정했다.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중국 수출업무를 담당했던 지라, 나는 과연 그 이름 덕을 톡톡히 보게 되었다.


만나는 현지 바이어나 에이젼트들로 부터, “오! 앤디류~ 刘德华 오빠!! (당시는 한류 전 세대라 남자든 여자든 한국남자를 그냥 통칭 “오빠”라 불렀다 )


혹은,


조금 더 연령대가 있거나 로컬 스러운 분들은 “오! 宰相(재상)?? 刘宰相?! ㅎㅎㅎ” 하며 반겨(?) 주었다.


그렇게 다시 한국을 떠나, 일본, 중국 등지에서 23년이라는 해외생활을 하는 동안,

나는 내 본명 인 ‘유 재상’ 대신 “Andy Liu”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다.


심지어는 한국지사에 있는 동료들 조차, 내 본명인 ‘유 재상’ 대신, “류 상무님”이라고 내 영문 성을 붙여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나는 여전히 Jae Sang Yoo, 대신 Andy Liu로 불리우고 있으니, 나는 거의 나의 반평생을 “유 재상”이 아닌 “Andy Liu”로 살아온 셈이다.

100% full blood Korean인 나 이지만,

이제는 “유재상” Or “Andy Liu”, 그 어느 쪽도 나의 진짜 아이덴티티 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먼 미래에 내가 국적을 Orang Indonesia (인도네시아인)으로 바꾸지 않는 한은


P/S:

사진은 그냥 진짜 재미로… 덕화 형님 팬들은 돌 던지지 마시라! (Just for fun )


#유덕화 #Andyliu #나의진짜아이덴티티 #그렇다고돌은던지지마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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