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은

그 토끼는 잘 있을까

by 오설자



진달래 망울 부퍼

발돋움 서성이고


쌓이던 눈은 슬어

토끼도 잠든 산속

삼월은 어머님 품으로

다사로움 더 겨워ㅡ.

멀리 흰 산 이마

문득 다금 언젤런고

구렁에 물소리가

몸에 감겨 스며드는

삼월은 젖먹이로세

재롱만 더 늘어ㅡ.

-이태극, <삼월은>



연약한 아이들 보약용으로

집집마다 토끼를 키우던 시절

아픈 동생을 위해 우리 집에도 토끼를 키웠다.


오빠는 아침마다 토끼풀을 해오고

이슬 맞은 풀을 마당에 말려

토끼에게 주는 것은 내 몫이었다.

풀을 받아먹으며 오므리는 입과 빨간 눈을 보며

물기 묻은 풀을 먹고 설사로 죽지 말라고

부탁하곤 했다.

어느 날, 토끼가 토끼장을

열고(열린 틈으로 나갔겠지만)

집을 나갔다.

집토끼가 산토끼 되어 어딘가를 헤매는 사이

날들은 어두워지고...


겨울이 왔다.

눈 쌓인 어느 곳에서 굶지나 않을지

토끼장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는 날들...

돌아오지 않는 토끼는

어디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까

눈 내리는 밤

그런 생각으로 가슴에도 서늘한 눈이 쌓였다.

봄은 왔는데...

토끼가 잘 살아 있기를 바라며

멀리 덤불이 우거진 동산을 내다보던 날들이 있었다.




광대나물이 이리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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