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봄이 온다

<강>, 다니카와 슌타로

by 오설자


엄마

강물은 어째서 웃고 있어?

태양이 강을 간지럽히기 때문이란다


엄마

강물은 어째서 노래하고 있어?

종달새가 강이 부르는 노래를 칭찬했기 때문이란다


엄마

강물은 어째서 차갑지?

언제인가 눈(雪)의 사랑을 받았던 추억 때문이란다


엄마

강물은 몇 살쯤 됐어?

언제 보아도 젊은 봄과 같단다


엄마

강물은 어째서 쉬지 않아?

그건 말이야 바다인 어머니가

강물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란다



다니카와 슌타로 시선집 <이십억 광년의 고독>에 나오는 시 '강' 전문입니다.

강물이 차가운 것은 눈의 사랑을 받았던 추억 덕분이라는 말이 가슴에 남습니다.

바다인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기에 쉬지 않고 흘러간다고 말합니다.

이 시를 읽는 누군가는, 그가 만일 어떤 사연으로 집을 나온 이라 할지라도

서늘한 마음에 따스한 바람이 스며들 것만 같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것만 같습니다.


산책길을 걸으며 이 시를 생각합니다.

잔잔한 강물이 평온합니다.

때로는 바람에 온몸을 떨고

흐린 날 잿빛 담요를 덮는 강이지만

자주 눈부신 윤슬이 해사한 얼굴을 보여줍니다.

사랑받았던 추억을 기억하는 강물을 가만히 가슴에 담아봅니다.

사랑받은 기억은 잊히지 않고 몸에 새겨집니다.


어느새 산수유가 벌어지려 합니다.

'젊은 봄'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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