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3일 계엄이 선포된 후 하루에 두어개씩, 제가 운영하는 인스타의 개인계정과 식당계정, 페이스북, 그리고 책 독자들과 소통하는 플랫폼과 블로그에 매일 관련 글들을 올리고 있는데요. 팔로우나 이웃숫자를 누적 합산하면 부끄럽지만 1.5만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동안 정치 관련한 글은 일체 업로드 한 적도 없고, 에세이 형식의 글도 일주일에 한 개 정도 업로드 하다보니 이번에 연이어 올라간 글에 실망하신 분들도 꽤 있으실거란 생각이 듭니다.
어제는 친구들이 농담조로 얘기를 건네더군요. 안동서 가게 운영하는 놈이 너무 대놓고 국민의힘 까내리는 거 아니냐고요. 어제 탄핵안 표결도 하지않고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국힘 의원들을 보고 욕설을 섞어가며 미치광이 정신병자라고 했거든요. 이 지역 의원인 김형동씨도 포함해서 말이죠.
제가 현재 이 지역에서 가입되어 활동하고 있는 등산회, 축구클럽, 동창회 등등 그 안에도 국힘 당원과 지지자들이 많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지금도 외치죠. 그래도 우리가 윤석열을 지켜야 된다고요.
그 논거로 박근혜 때의 트라우마를 얘기 합니다. 참 의아합니다. 트라우마는 그들 때문에 국민이 앓고 있는데, 본인들의 안위만을 생각 합니다. 그들을 당장 끌어내리는게 트라우마를 해소하는 방법인데, 그들만 모를 뿐이죠. 더불어 질서있는 퇴진이라니요. 법적으로 대통령 퇴진은 탄핵과 하야 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질서가 생기나요? 연쇄 살인범이 나는 그래도 살인을 잔인하게 안하고 질서있게 했다고 하면 범죄가 희석되나요? 닷새가 지나도 정신머리는 영 돌아올 기미가 없나 봅니다.
민초의 힘으로 이번 사태와 같은 어떤 거대한 사건을 지탱하기 버거울 땐, 우리는 가끔 유명인의 의견을 고대하는데요. 국민의 사랑으로 먹고사는 톱스타들의 생각을 듣고 싶은거죠. 그런데 언제나처럼 대부분 말이 없습니다.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처럼 입을 꾹 닫고 있거나 평화로운 날들을 즐기고 있지요. 할리우드 스타들과는 사뭇 다르죠.
앳된 학생들이 주말을 반납하고 윤석열 탄핵을 외치며 질서있게 시위하는 모습에 저는 어제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와중에 골프를 치고 스테이크를 썰며 굳이 인증 사진을 찍어 올려대는 사람들과는 사뭇 대비되어 보였는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정말 괜찮습니다. 다만,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언젠가 국가가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 본인 권리도 최소한으로 요구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라가 내란으로 흔들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평화로우셨던 분들이, 본인 삶이나 기본권이 위협받는다고 나라에 무언가를 요구할 자격이 있나 싶습니다. 그때에도 평화로우시길 바라는 바 입니다.
끝으로 10년 혹은 20년이 지난 후 제 조카들이 "삼촌은 2024년12월3일 계엄사태 때 뭐했어?"하고 묻는다면, 당당하진 않더라도 최소한의 부끄러움은 없어야겠습니다. 깨어있는 많은 시민들이 1980년5월18일 광주사태를 이야기 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