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이사 온 지 5일 차,
아침에 남편과 아이들을 일터와 배움터로 보내고 나서는 첫 동네 산책!
박수부터 치고 시작해야 할 것만 같은 이 해방감!
동네를 알고자 집에서 10분 거리라는 해변을 향해 모험을 떠났다.
집에선 바다가 보이지는 않는 터라, 5일 내내 여기가 바닷가 근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똑같은 집순이의 일상이었다.
그래도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내복까지 갖춰 입고 출발한 동네 산책!
음.. 근데 10분 이상 걸었는데 바다가 나오지를 않는다.
아파트 단지를 돌고 있는 나를 보며.. 첫 산책부터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마음으로 네비를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걸었다.
가는 길에 집에서 빨리 나오는 지름길도 발견하고,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어 더 궁금해 보이는 동네 책방도 발견했다.
그렇게 걷고 나니 놀러 와서 가봤던 선물 상점이 ‘안녕!’하고 나를 반겨준다.
하아.. 살짝 감정이 올라왔다. 여행 와서 와볼 법한 이곳이 벌써 나의 동네가 되었다니.. 설레었다.
조금 더 살짝 걸어가니 바다가 눈앞에 딱! 와아.. 여행에서 봤던 그 바다가 진짜 내 앞에 나타났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해변의 모래와 저 멀리서 넘실넘실 대는 파도를 향해 나는 두 팔 벌려 인사하고 있었다.
‘얘들아, 반가워!! 나 이제 너희랑 같은 동네 사는 이웃이야!’
데크에 앉아서 파란 하늘에 흩뿌려진 구름과 파란 바다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면서 왈칵 눈물이 나왔다.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 여유 있게 바다를 동네 산책에서 마주하게 될 줄은 진짜 몰랐다.
첫 번째 동네 산책에서 정말 좋은 친구를 만났다.
‘나 이렇게 행복해도 괜찮은 걸까?’라는 물음들이 저 밑에서 꿀렁대지만, 오늘은 그냥 저 아름다운 바다만 마음 가득 담아두기로 했다.
‘반갑다, 바다야! 잘 부탁해! 우리 잘 지내보자!’
돌아오는 길, 다음 동네 산책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