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고 공항 사이니지 디자인 시스템

공공의 이동과 편의성을 위한 통합된 사용자 경험

공항은 과거 단순한 교통 허브에서 점점 복잡한 구조와 독특한 정체성을 갖춘 첨단 공간으로 발전했습니다. 각 나라의 지역성을 반영하면서도 표준화된 글로벌 시스템을 따르고 있으며, 점점 라이프스타일 목적지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웨이파인딩 Wayfinding: 길 찾기 시스템은 단순한 안내를 넘어 색상·서체·픽토그램 등을 활용해 공항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시각적 언어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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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sketch.jpg 글래스고 공항의 터미널에 현재도 남아있는 아치형 입면 (Image: Historic Environment Scotland)



모더니즘 건축에 따른 새로운 사이니지 시스템의 요구


1960년대 초반, 영국 내 여행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글래스고는 새로운 공항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1966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공식적으로 개항한 글래스고 공항은 베이질 스펜스와 피터 퍼거슨이 설계했으며, 이 공항의 건축과 디자인은 당시 유럽에서 진행 중이던 기술 혁신과 현대화의 요소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래의 열망을 담은 건물의 모더니즘 설계 방식에 따라, 공항의 시각적 아이덴티티와 표지판 시스템 또한 동일한 원칙을 따라야 했습니다. 이에 따라 영국의 현대 도로 표지판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편한 디자이너 마거릿 칼버트와 족 키니어 Kinneir Calvert Associates는 새로 건설된 글래스고 공항의 종합적인 표지판 시스템 개발을 의뢰받았습니다.


Glasgow Airport_03.jpg 글래스고 에어포트 메인 사이니지 (Image: It's Nice That)



통합된 디자인 시스템


이들의 접근 방식은 단순한 사이니지 제작을 넘어, 공항을 위한 하나의 통합된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당시 60년대 영국에서 선구적인 시도였습니다. 디자인 시스템 중심에는 파란색 배경에 하얀색 십자모양의 네 개의 화살표로 구성되어 있는 독특한 심벌이 있었습니다. 이는 스코틀랜드의 국기인 세인트 앤드류 십자가 상징을 기반으로, 공항의 이동과 연결성을 상징하는 허브로서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uZ6gfIorwLTFT8kYQtCZtfyZRjc 스코틀랜드 국기인 세인트 앤드류 십자가 (Image: 1-800 Flags.com)


글래스고 에어포트 티셔츠 (Image: Party Chat)



“나는 더 많은 대중을 위해 디자인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좋아합니다.

… 디자인은 하나의 서비스입니다.”

마가렛 칼버트 <the Guardian> 2015년 9월



또한 지상 차량과 장비를 위한 그래픽 시스템을 개발하여 실용적인 측면도 고려했습니다. 여기에는 지게차, 밴, 탑승 계단 등이 포함되며, 짙은 네이비 컬러와 밝은 엘로우의 조합과 함께 명도차가 분명한 레일 알파벳 Rail Alphabet 서체를 사용했습니다. 이 서체를 사이니지를 포함한 각 장비에 까지 적용함으로써 식별이 용이해지고 공항 전체의 시각적 일관성이 유지되었습니다. 칼버트와 키니어의 글래스고 공항 표지판 시스템 작업은 공공 공간에서 기능적이고 명확하며 적응 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그들의 헌신을 보여주며, 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글래스고 공항의 그래픽 시스템 중 일부 탑승 계단 페인팅 예시
스크린샷 2025-02-19 오후 3.27.59.png 글래스고 공항의 내부 사이니지 디자인



공항 아이덴티티로서의 타이포그래피


레일 알파벳 Rail Alphabet은 1960년대 중반 마거릿 칼버트와 족 키니어가 영국 철도망의 표지판을 위해 설계한 네오-그로테스크 산세리프 서체로, 1965년 디자인 리서치 유닛 Design Research Unit(DRU)의 영국 철도 브랜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채택되었습니다. 헬베티카와 유사하지만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문자 모양과 획의 두께에 차이를 두었으며, 영국 도로 표지판에 사용된 트랜스포트 Transport 서체와도 유사한 특징을 가집니다. 이 서체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디자인 덕분에 공공장소에서의 정보 전달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레일 알파벳 Rail Alphabet은 영국 철도뿐만 아니라 공항, 덴마크 국영 철도, 그리고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의 병원 표지판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다양한 공공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1*9nsqlrICvjTlk9vfw-zvJQ.jpeg 1960년대에 개발한 레일 알파벳 Rail Alphabet 화이트 레터
577086_47f2a618402846a19a96564b891bfc8e.jpg 마가렛 칼버트의 레일 알파벳 2 연필 드로잉 (image: D&AD)



심벌의 동시대적 재해석


글래스고 공항의 화살표 심벌은 패션 브랜드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익숙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 故 버질 아블로가 설립한 오프화이트 Off-White 브랜드에서 사용한 화살표 모티브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프화이트는 대각선 줄무늬 패턴을 브랜드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글래스고 공항의 차량 도색에 사용된 노란색과 검은색의 대각선 패턴과도 유사한 요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 차용은 포스트모더니즘적 전유 appropriation 기법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공공 디자인 요소를 패션이라는 새로운 맥락에서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를 브랜드의 독창적인 시각적 아이덴티티로 평가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글래스고 공항 디자인을 단순히 표절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었습니다. 게다가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 한센 Helly Hansen은 자사의 기존 스트라이프 패턴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오프화이트를 상표권 침해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논란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오프화이트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리뉴얼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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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0bc07bc4cee4b8fb4c35900905f8a09 패션 브랜드 Off-White의 화살표 심벌
Glasgow Airport_02.jpg 글래스고 공항의 그래픽 시스템 중 차량 페인팅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마가렛 칼버트 <It's Nice That> 2019년 10월



글래스고 공항을 위한 작업 이후, 키니어 칼버트 어소시에이츠 Kinneir Calvert Associates는 벨파스트를 비롯한 더 많은 공항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초대받았으며, 이후 영국 공항 당국 British Airports Authority의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70년 대, 족 키니어와 마가렛 칼버트




출처


Heike Nehl, Sibylle Schlaich. Airport Wayfinding. Niggli. (2021)


It's Nice That. (2019, Oct 8). Margaret Calvert in conversation with It’s Nice That. http://www.itsnicethat.com/


The Guardian. (2015, Sep 15). Way to go: the woman who invented Britain’s road signs. http://www.theguardian.com/


Logo Histories (2023, July 12). The Saltire takes flight. Margaret Calvert's 1964 logo for Glasgow Airport. http://www.logohistories.com/


Grailed (2018, June 14). Behind the Design: Off-White, Margaret Calvert and the Graphics of Glasgow Airport. https://www.grail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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