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게임하는 중2 아들을 둔 아빠의 현실 고백

by connecting dot

우리 집 중2 아들은 지금 온라인 게임, 유튜브, 쇼츠 삼신일체에 완전히 귀의했다.


화장실 갈 때도 본다.

샤워할 때도 본다.

밥 먹을 때도 본다.


심지어 공부를 하는 이유가 "오락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서" 인 것 같다. 공부가 목적이 아니라 게임을 위한 통행료가 된 거다. 대단한 경제관념이다. 칭찬해야 하나.


친구 같은 아빠? 공염불이 되다



아들이 태어났을 때 나는 결심했다.


"나는 다를 거다. 권위적인 아버지 말고, 친구 같은 아빠가 될 거다."

...그게 벌써 몇 년 전 얘기다.


현실은? 아들이 침대에 누워 유튜브 쇼츠를 넘기는 걸 보는 순간, 내 안의 훈계 스위치가 자동으로 켜진다.


"야!! 그거 좀 꺼!!"


소리를 지르고 나서 드는 생각 — "이게 아닌데..." 근데 입은 이미 훈계 2번째 문단으로 넘어가 있다.

친구 같은 아빠의 꿈은 그렇게 매일 저녁 산산조각난다.


근데 솔직히, 나라고 달랐을까?


아들 보면서 한심하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거다.


"내가 만약 지금 중2라면?"


...나도 똑같이 했을 거다. 아니, 더했을 거다.


나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에 오락실 눈치 봐가면서 드래곤볼 게임 하고, 밤새 친구 집에서 스타크래프트 하던 사람이다. 장비가 달랐을 뿐, 본질은 같다.


그러니까 내 아들은 유전자에 충실하게 살고 있는 거다.


문제는, 부모라는 자리가 원래 이런 거라는 거다. 옆으로 기어도 자식은 앞으로 가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이다. 내로남불인 거 알면서도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문득, 이 녀석이 부러웠다


화가 가라앉고 나서 냉정하게 생각해봤다.



요즘은 ChatGPT, 제미나이 같은 AI 가정교사가 있다. 모르는 거 물어보면 막힘없이 대답해준다. 수학 공식이든, 역사 연표든, 영어 문법이든.


내가 중학교 다닐 때는? 모르는 게 있으면 그냥 몰랐다. 선생님한테 물어보면 "교과서 봐" 소리 듣고, 부모님한테 물어보면 "형한테 물어봐" 소리 들었다. 그게 전부였다.


근데 이 아이들은 세상 모든 지식을 24시간 물어볼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이걸 게임 말고 공부에 쓴다면 얼마나 강력할까. 진심으로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복잡하다.



근데 진짜 걱정은 따로 있다


게임이야 뭐 크면 알아서 줄이겠지 하는 기대라도 있다.

진짜 걱정은 다른 데 있다.


AI가 화이트칼라 일을 다 가져가고 있다.


변호사, 회계사, 번역가, 기자, 심지어 의사까지. 하루가 다르게 AI가 잠식하고 있는 분야들이다. 내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고 안정적인 직장 얻어라"라고 말하는 그 공식이, 이미 흔들리고 있다.


근데 나는 대안을 모른다.


"AI 잘 써라"? "창의적인 사람이 돼라"? "코딩 배워라"?


다 맞는 말인데, 다 공허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건지 나도 모르겠다.


전통적인 성공 공식은 흔들리고 있는데, 새로운 공식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부모도 처음 겪는 시대를 아이들도 처음 겪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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