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소중한 소수자 친구 몇이 있는데 그중 친한 남기작가가 돈을 벌었다며 점심을 산단다. 그는 자폐성발달장애를 지닌 친구라 정확히는 어머니 최여사에게 연락을 받은 거다.
남기는 그림을 그리는 청년장애인 작가로 발달장애인들이 대부분 그렇듯 자기 만의 세계가 있어서인지 고유한 이미지를 독특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연출해 낸다. 친근한 소재를 화려한 색채와 단순한 구도로 친숙하고 호감이 가게 한다. 우리의 긴장되고 날카로운 마음마저 내려놓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남기는 내게 보물과 같은 존재이고 다른 장애인 친구들에게도 누누이 우리도 남기 작가처럼 할 수 있다 하며 용기를 불어넣는다. 즉 다른 이들에게 멘토 같은 존재이다.
이날은 발달장애인 모드니직업적응훈련센터 회원들 미술전시 오픈하는 날이었고 특별히 남기를 오픈식에 초대했던 것이다. 그의 존재 만으로도 그림 그리는 동기를 얻고 힘이 되길 바랐다.
그런 특별한 친구와 다음세대 다문화대안학교 1층 미미카페에서 베트남 음식을 먹었다. 여기는 남기를 좋아하는 교장선생님이 계시고 다문화학교 엄마들이 운영을 하는 곳이기도 해서 의미 있는 곳인데, 남기가 사는 거라 실은 아까워서 먹기도 귀했다는 것이 맞다. 남기는 2년 전 한 기획사로부터 제안을 받아서 그림 이미지를 판매하고 있으며 그 수익금의 일부가 통장에 들어온다. 처음 두 번은 소액이라 그렇고 이번엔 20만 원이 넘는 금액이 들어왔다며 나를 초대한 것이다. 그날 난 이미 부자가 되고 말았다.
그 기획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남기에 관한 글이 짧게 있는데 그것은 몇 년 전에 내가 써준 선물 글이다. 그때도 난 그를 많이 응원했던 것 같다.
"남기야 나보다 낫다. 자랑스럽다. 나는 아직 기획사 같은 거 소속 안돼봤다."
안 돼도 좋았다. 남기가 그리고 남기처럼 장애가 있어도 본인의 삶을 사랑하고 기록하며 일상을 누리는 장애인 작가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면 좋겠다.
꾸준히 소수자들을 만나오다 보니 뜻밖의 행복한 선물을 받는 행운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