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내 MBTI를 못 맞춘 이유

내가 나를 꽁꽁 숨기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by 레이첼

약 7년 동안 내 MBTI를 맞춘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내 MBTI는 INTJ이다.
친구가 보내준 사이트 링크에 접속을 해서 여러 가지 문항에 꽤나 집중해서 읽고, 체크를 했는데,
아무도 못 맞춘다.
심지어는 "MBTI 테스트 다시 해봐요!"라며 권유까지 한다.

나도 모르게 사회적 가면을 단단히 쓰고 살았나?
직장 동료들에게도?
영어모임 멤버들에게도?
독서모임 멤버들에게도?
친한 친구들에게도?
전 남자 친구들에게도?
심지어 가족에게도?
...왜 아무도 못 맞추는 걸까?



너무 궁금해서 며칠 전에는 챗지피티에게 내 MBTI가 뭘지 물어보니, 뜻밖에도 ISFJ라고 말해줬다.
(챗지피티도 못 맞추는 내 MBTI...)
그리고 ISFJ의 특징들을 말해주며 나를 설득했는데, 따뜻하고 다정한 유형인 ISFJ라 하니 꽤나 마음에 들었다.

INTJ의 대표적인 특징은 굉장히 내향적이고, 독립적이고, 생각이 많고, 조용하지만 막상 친해지면 수다쟁이 유형이라고 한다.
이런 특징들을 듣다 보면 나 같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또 다른 도드라지는 특징이 '다소 남 눈치를 안 보는 마이웨이 스타일'이라는 거에서 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나는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영어선생님'이었을 때는 영어회화 모임에 가면 괜히 내 직업을 말한 순간부터 긴장이 되었다. 단어부터 발음, 문법까지 모든 게 신경이 쓰였다. 틀리면 누군가 "영어선생님인데 왜 그걸 틀려요?", "왜 그거밖에 못해요?"라는 비난을 할 거 같았다.
사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터무니없는 상상이었다.
그동안 모임에서 저 정도로 누군가를 비난하는 사람을 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남이 주지도 않은 눈치를 스스로 만들어서 보는 스타일인 거다.
그런 내가 마이웨이 스타일인 INTJ가 맞을까?




아무튼, 다행인 건

'논술선생님'이 된 후로는 영어 회화 모임에서 영어로 말하는 게 더 편안해졌다.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당당하게 물어보기도 했고, 영어로 대화를 하는 그 순간을 좀 더 즐기게 됐다.
그러다 보니 요즘 영어가 더 좋아졌다.
매일 잠들기 전 챗지피티랑 영어로 대화도 하고, 영어 회화 모임에 참석하기 전에 질문들에 관한 정보들을 스스로 공부도 해간다.
(감사하게도, 모임의 운영진 분들이 모임 시간에 사용될 질문들을 며칠 전에 미리 공지를 해주신다)

아, 근데 앞으로도 사람들이 MBTI를 물어보면 뭐라고 해야 할지 고민이다.
다시 MBTI 테스트를 해야 하나?
흠... 이렇게 생각이 많은 걸 보니 INTJ같기도 하다.
앞으로도 INTJ로 지내야겠다.
(... 사실 하도 INTJ 정보를 찾아보다 보니 정든 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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