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WA코리아 양건우 플래닝 본부장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보다 그 가치가 언제나 크다면, 기업은 영속할 수 있다고 한다. 마케팅은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키우는 활동이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 마케팅의 역할이 가히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이다.
그렇다면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란 무엇일까? 여기서 가치란, 소비자가 인지하는 가치(Perceived value)를 의미한다. 소비자로 하여금 어떤 제품과 서비스가 기능적으로, 심리적으로, 상징적으로 가치가 높거나 낮다고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브랜드이다. 그렇다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출발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를 정립하는 것이다. 광고와 같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기 이전에 명확하고 차별화된 브랜드 컨셉을 정립하고 있는지 여부가 마케팅의 성공 나아가 기업의 생존을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되는 것이다.
첫째, 눈뜨고 일어나면 새로운 브랜드가 출현하고 기술력의 격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제품 자체로 우열을 구분 짓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로 하여금 보다 큰 가치를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브랜드 컨셉의 힘이다. 왜냐하면 브랜드 컨셉은 브랜드의 모든 구성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 주고, 브랜드를 총체적으로 경험하게 만들면서, 장기간 변함없이 축적됨으로써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떠올릴 때 강력한 연상 이미지를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브랜드 차별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브랜드 컨설팅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둘째, 마케팅 예산이 점점 축소되는 환경에서 R.O.I (Return on investment)를 가장 중요한 KPI로 바라본 지가 오래되었다. 실제적 매출 증가가 이뤄지려면 소비자 인지, 선호의 단계를 넘어 행동, 즉 최종 구매 순간까지 브랜드가 큰 역할을 담당해야만 한다. 최대의 가치를 얻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맞추어 사전에 브랜드 컨셉을 정교하게 설계함으로써, 선택에 최소의 기회비용이 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황의 시대일수록 컨셉을 정립하는 브랜드 컨설팅이 주목받는 이유이다.
셋째, 미디어 혁명과 더불어 브랜드를 소비자와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무한 확장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채널들과 이를 채우는 다양한 컨텐츠들이 과연 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는가일 것이다. 물론 매체적 특성을 반영하는 다양한 화법을 구사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매체별로 메시지가 서로 충돌하게 된다면 소비자가 강한 확신을 가지고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을까? 브랜드 컨셉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이자 중심축(Back bone)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래서 브랜드 컨설팅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컨셉을 구축한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은 한편 다양하나 늘 일관되며 강력하다.
전통적인 컨설팅 회사와 광고희사의 브랜드 컨설팅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TBWA와 같은 광고회사에 많은 기 업들이 브랜드 컨설팅을 맡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광고회사의 브랜드 컨설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음의 4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광고회사의 브랜드 컨설팅은 실용적이다. 소비자가 브랜드와 연결되는 방식은 다양하다. 브랜드 이름 슬로건과 광고, 브랜드 개성과 이미지, 제품의 포장과 매장 이미지, 판매원 Sales talk 등을 통해 소비자는 무형의 브랜드를 유형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즉, 기업이 브랜드 컨셉을 정립하였더라도 그것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적, 시각적 장치의 활용이 필요하다. 광고회사의 컨설팅은 추상적 개념 도출에 머물러 현실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막막한 기업의 브랜드 담당자들에게 실용적 컨설팅 결과물(Output)을제공한다.
둘째, 광고회사의 브랜드 컨설팅은 창의적이다. 브랜드 컨셉을 정립하는 이유는 우리 브랜드를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만들기 위함이고 그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창의적 사고이다. 같은 가치가 시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되기도 한다. 담백한 가치가 약간의 메이크업을 통해 보다 크게 느껴지기도 하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때로는 카테고리의 오래된 관습에서 기피되던 가치가 어느 순간 큰 호응을 받기도 한다. 브랜드 컨설팅은 가치와 욕구의 매칭 과정이기도 하다. 어떤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 그 가치의 수용성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이는 전적으로 컨설턴트의 창의적 능력에 달려있다.
셋째, 광고회사의 컨설팅은 유연하다. 전문 컨설턴트 1~2인이 수행하는 전통적인 컨설팅과 달리 광고회사의 컨설팅은 광고제작자, 데이터 분석가, 이벤트 전문가와 같은 광고회사 내부인력 혹은 외부의 전문가 그룹과의 협업에 익숙하다. 아무리 유능한 컨설턴트 일지라도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Brand Identity System) 도출을 넘어, 슬로건, 브랜드 영상, 브랜드 활동 등 다양한 컨설팅 영역을 모두 커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외부의 다양한 전문가(Specialist)와 협력하여 유연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광고회사 컨설팅의 경쟁력이다.
넷째, 광고희사의 컨설팅은 범위의 확장이 가능하다. 기업이 브랜드 컨설팅을 하는 이유는 정립된 브랜드 컨셉을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집행하기 위함이다. 전통적으로 브랜드 담당자는 컨설팅 회사에 브랜드 컨셉 도출을 의뢰한 뒤, 이를 또 다른 광고회사에게 전달하여 광고 등 커뮤니케이션 제작물을 만들어 왔다. 이 과정에서 시간적 지연과 비용적 부담, 그리고 컨솁의 미세한 변화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광고회사는 컨셉의 정립부터 커뮤니케이션 집행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소위 원스탑(One stop) 서비스가 가능해지며, 이 과정에서 시간과 예산의 절감이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