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1일. 36살의 마지막 해이다.
작년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입교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중 동훈이 형이라는 사람을 알게되었다. 주변에 독서하는 사람이 없어 외로운 찰나, 1년에 100권을 읽는다는 형의 생각과 비전을 같이 공유하면서 그저 이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개발팀을 데리고 넥스트팬지아에 합류했다. 때마침 개인 상담에 대한 지루함, 1인 사업자로서의 한계, 그리고 비전은 크지만 그 비전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한 외로움이 이런 결정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나의 주변에는 유독 화장품 분야에서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들이 많다. 그것도 내가 현실적인 목표로 세울 수 없을 만큼의 큰 자산으로. 그래서 전부터 화장품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고, 열정은 많았지만 화장품에 대한 전무한 지식으로 주저만하고 있었다. 그러다 'Cosvisor'의 비전을 보면서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에 무작정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스포츠 맨이고, 에너지가 넘치며, 왠만해선 지치지 않는 워커홀릭이다. 이왕이면 같은 노력대비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으로 뛰어들자고 다짐했다.
코스바이저 책임자 직급에 맞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연초부터 개발 관련 책을 독파했다. 좋은 책이 있으면 최소 3번 이상 읽으며 필사했고, 코딩뿐만 아니라 IT 분야 전방위적인 지식을 흡수했다. 예전에는 코딩만 좀 할줄 알았지, 컴퓨터 관련 지식을 모르는 단어가 많아 한계를 느꼈었는데, 이제는 왠만한 개발자들의 대화에도 다 낄 수 있을만큼 지식이 풍부해졌다.
역시 책이다. 모르는 분야에 뛰어들 때, 남들은 안해봐서 주저하지만 나는 주저함이 없다. 이미 각 분야의 천재들, 혹은 몇 십년 경력의 전문가들이 그들의 지식과 지혜를 책에 다 써놓았기 때문에. 고립의 시간을 가지며 그것을 독파해나가면 된다. 책을 읽고 적용해보고, 피드백을 통해서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나가면 된다. 아무런 연고가 없었던 상담분야에서도 그래왔고, 이제는 개발분야에서도 그러고 있다.
1월 말, 코스바이저 앱의 테스트와 QA를 완료했고, 2월부터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2월 말, 코스바이저 웹의 테스트와 QA를 완료했고, 3월부터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테스트를 거치고, 유저의 반응을 보면서 최대한 객관적인 수치로 그로스해킹을 해나갔다. 처음에는 오류가 많았다. 여기저기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오류와 투박한 UX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때마다 나와 개발자들은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찾았다. 개발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
그렇게 4월 드디어 첫 거래가 성공되었고, 6월까지 50여개의 브랜드업체와 제조업체가 들어와 서비스를 사용했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고도화 작업을 통해서 앱의 서비스를 더욱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들어나갔고, 이제는 저 멀리 태국에 있는 인플루언서가 코스바이저 앱을 통해 화장품 샘플을 주문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나간다.
사람들의 수고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서비스는 반드시 성공한다. 나는 몇 개월이 걸리는 화장품 샘플 생산 기간을 1달 이내로 줄였고, 이것은 화장품 업계에 작지만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토스와 카뱅이 그랬던 것처럼, 꼰대들만 있는 화장품 분야에서 유저들이 느꼈던 불편함을 세밀하게 찾아내어 그것을 해결해주었다.
이 비전을 보면서 여러 투자사가 관심을 가졌고, 상반기에 투자를 받고 국가 지원사업 3개에 합격하면서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분히 메꿀 수 있었다.
연말에 와서 세어보니, 나의 독서 권수는 60권이다. 절대적인 양은 많은 수치가 아니지만, 1권 읽을 때마다 정말 필사적으로 읽었다. 2번씩, 3번씩 읽으며 저자의 지식을 완전히 흡수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독파해나갔다.
그리고, 올해는 절제의 삶을 살았다. 배가 부르기 시작하면 바로 숟가락을 놓았고, 술은 취하기 전까지만 마셨다. 필요없는 쇼핑은 자제했고, 돈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알았다. 11시에 취짐을 해서 새벽에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만들었고, 내면에 두려움이 느껴지면 회피하지 않고 온전히 느끼고 마주했다. 주변사람들이 잘되면 진심으로 축하해주었고, 질투와 조급한 마음은 내려놓았다. 정리 정돈에 시간을 아끼지 않았고,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할애했다. 어떤 문제든 그 이면의 본질을 보려고 노력했고, 철저히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입각하여 주변사람들을 대했다. 나의 운을 앗아가는 습관과 관성은 꾸준함을 통해 이겨내었고, 그 위에 부자의 습관을 만들어나갔다.
올해 이렇게 살아보니 이미 내가 목표한 수치는 다 달성했다. 의지보단 습관에 의해 세웠던 모든 확언들을 편하게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 자신에게 감사하고, 항상 옆에서 응원해주고 도와주는 여자친구에게도, 함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