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by 주니

이번에 소개할 책은 마음을 다스리는 데 있어 모두가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책이다. 작가는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니콜 르페라이다. 임상심리학자인 그녀는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기존의 심리치료 체계에 한계를 느끼고, 심신을 통합하는 관점에서 내담자를 만나고 있다고 한다.


32485529680.20221019134933.jpg


'우리 마음 속의 어린아이'


개인적으로 내가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부분이자,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이기도 하다. 30대 이상의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 마음속에는 해결(치유)되지 않은 과거의 감정들이 남아있다. 사실 사회생활이 길어질수록 갈수록 더 심해진다. 오랜기간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지면, 우리의 편도체는 습관적으로 활성화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전전두피질의 제어능력은 감소하며 감정조절이 어렵게 된다.


little-girl-looks-her-teddy-bear-child-with-favorite-toy-blurred-background-.jpg?type=w966

특히, 유아기 시절(혹은 태아기) 때 받은 상처일수록 그 정도가 더 심해지는데, 이것을 치유하는 데 있어 가장 직관적이고 빠르게 효과가 나는 방법이 바로 내 마음속 내면아이를 만나는 작업이다.


"나에게 해소되지 않은 아동기 트라우마가 있다고 결론짓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렸다. 그 사실을 오랫동안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나의 아동기가 완벽하지 못했다는 소리가 귀에 들리면 그건 절대 아니라고 필사적으로 반박했다. 내 과거를 이상화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가족을 보호해야한다는 각인된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 by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중요하고 생각한다. 저자는 자신에게 해소되지 않은 유아기 상처(트라우마)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보통 기억에 남는 상처는 바로 생각 나기 마련이지만, 은근한 형태의 결핍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것이 결핍인지도,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잘 인식하지 못한다.

kid-writing-notepad-woods.jpg?type=w966

나에게 '해결되지 못한 감정, 상처'가 있다는 말이 곧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평생을 애썼던 노고와 희생을 부정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반박하거나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주 평화롭고 안정된 가정에서 자랐다면 그렇지 않겠지만, 전쟁 전후 힘든 시기를 보내며 어렵게 자랐던 부모님 세대에서 자식에게 정서적 안정을 물려주는 가정은 소수일 것이다.


부모로부터 무시당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 아이는 부모가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꾸며낼 수 있다. 그래야 진실을 좀 더 깊이 파헤치지 않고도 자기 곁에 있어 주지 않는 부모의 부재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by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으로 인해 집에 혼자 있던 적이 많다거나, 차분한 어조였지만 공감이 부족한 엄마의 말투, 부모님의 명예나 품위를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바르고 성실한 아이로 보여야했던 순간들 등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자랐다하더라도 우리는 여러 순간에 우리 안에 자아와 감정을 부정당하는 경험을 하게된다. 그것을 온전히 인정하는 것이, 마음치유 여정의 첫 번째 단계이다.


감정조절은 감정을 경험하고 그 감각을 온몸으로 전달해서 확인하고, 마침내 사라질 때까지 그 감정과 함께 호흡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감정 조절 연습을 하면 인생의 다양한 스트레스를 마주하더라도 차분하게 집중할 수 있고, 생리학적 기저선으로 돌아갈 수 있다.
- by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


감정조절을 잘하기 위해서는, 감정을 온전히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게슈탈트 치료에서 지금 현재 느끼는 감각에 대해 온전히 접촉하는 것과 비슷하다. 과거의 사건을 중요하게 다루는 정신분석적 해석과 달리,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핵심 감정에 온전히 마주하고 접촉하는 과정을 통해 내담자는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게 된다고 본다.


간혹, 치료사나 상담사들마다 과거의 사건을 다루는 것에 대한 상반된 견해를 가지는 경우가 있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지금-현재'에 머무르면서 접촉과 경험, 알아차림, 자각 등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과거 해결되지 못한 사건들 속에 억눌린 감정을 풀어야 좋아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adobestock_187777755.jpeg?type=w966

당연히 두 가지 관점 다 중요하고 개인의 치유와 성장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 유아기 때부터(혹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정서적 불안을 겪고 자란 사람들은 '지금-현재'를 잘 자각하지 못한다. 이들은 과거의 상처나 미래의 걱정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경향이 있고, 마음챙김 명상을 굉장히 어려워하고 쉽게 포기한다.


이들에게 내면에 울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만나게함으로써 과거 해결하지 못한 감정을 풀어주고, 그와 동시에 '지금-현재'에 머무르는 습관을 들이게 하면 어느 한 쪽의 관점에서만 고집하고 치유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과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


경계를 세우는 불편함을 감수하면 수년 동안 쌓았던 분노와 억울함이 사라진다. 경계를 세우고 난 이후의 관계는 훨씬 더 강해지고, 솔직해지고, 궁극적으로는 훨씬 더 오래 갈 수 있다. 경계는 모든 건전한 관계의 필수적인 요소다.
- by 내 안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

boundary-line.jpg?type=w966

책에서는 '경계를 세우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게 본다. 착한 아이(혹은 착하게 보이기 위한 아이)는 주변의 많은 인정과 칭찬을 받지만, 거절을 잘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의 심리적 바운더리를 계속 침범하게 내버려두는 것은 결코 건강한 상태가 아니다. (상담을 오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거절을 잘 못하고 자신의 경계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싫으면 싫다고 말하고, 내가 힘들어질 만한 부탁은 거절을 하고, 나의 마음상태를 표현함으로써 나의 바운더리를 지켜나가는 것이 이기적이거나 무레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것이 변화의 정상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가까운 사람이라도 경계를 명확하게 세울 때, 그 관계는 더 건강하고 유익해진다.




작가의 이전글UX/UI의 10가지 심리학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