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돼지고기

장염

by 김세

남편은 모든 돼지고기와 소주를 좋아한다.

단 기름기없이 살이 퍽퍽한것을 뺀 고기 종류는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모든 넘의 살들은 다 좋아한다.

친정엄마는 적극적 절실한 불교 신자라 막내 사위의 돼지고기 사랑을 불륜을 보듯 좋아하시지 않는다.

"아이고 그러다 지옥 간데이 고기 많이 묵으면 절대 인간으로 환생못한데이 나중에 개 돼지로 태어나면

우얄라카노"

"예 어머님"

절대 새겨듣거나 알아들으려 하지 않는 엄마의 말에

그때도 보란 듯 물에 갖은 향신료를 넣고 푹 삶아진 수육이 된 돼지고기를 막 썰어가며 소주와 신이 난 듯 쩝쩝 먹어댔다.

나는 그날따라 고기도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전에 형형색색의 빨아먹은 막대사탕 때문에 영 당기지가 않아 한점도 먹지를 않았고 소주가 있어 더 신이 난 남편의 입술은 오물오물 이쁘게도 전부 다 먹어버린다

다음날 12시쯤 남편은 으슬으슬 춥다했고 난 명절의 오랜 운전으로 피곤하여 몸살이 온 것 같아 둘만의 소풍을 일찍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부터 온 몸에서 열이 나고 심지어 구역질과 설사를 하기 시작하며 엄살 심한 성격에 끙끙되면 앓기 시작했다.

밤 12시 집에서 여기저기를 뒹굴었고 약이라는 약은 다 먹어보았지만 나을 생각은 없어 극기야 남편은 화장실 앞에서 견디지 못하고 꼬꾸라지는 모션을 취하기 시작했다.

"어유 엄살쟁이 또 아프기 시작했다 난 잘 테니 아프면 깨워요"

평소 엄살이 도가 지나칠 정도로 심한 남편이라 '아 야야야 아이고 윽'이라는 희한한 앓는 소리를 귀담아듣고 싶지 않아 모른척하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열은 계속하여 올라가고 드디어 새벽에는 먼저 병원 가자는 한을 품은 떨림의 목소리가 입을 통하여 연신 나오고 9시에 시작하는 동네병원에 고통에 못 이겨 제1순위로 진료받으려 7시 반쯤에 도착하였다.

그날따라 의사 선생님은 8시 10분에 진료를 시작하셨고 남편은 아픈 배에 오만가지의 인상을 쓰며 일사불란하게 엑스레이와 피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검사 초등학생 아이처럼 간호사의 말을 잘 들으며 따라다녔다.

검진 결과 심한 장염 증상에 엑스레이상 배에서 염증으로 덮여있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더러운 배가 되어있었다.

설사를 하루 종일 하고 아무것도 먹지도 못하고 밤새 앓아 뱃살이 줄어 있을 줄 알았지만 진료실에 누운 남편의 배는 볼록하니 '설사를 많이 하셨는데 배는 볼록하시네요' 그 말에 나는 크게 웃고 거기 있던 간호사도 남편의 배를 보고는 빵 터졌다.

남편이 아프다는 건 생각하지는 못하고는 허연 돼지 같은 배를 보며 난 심각하지 않게 웃어댔다.

남편은 입원을 하게 되었고 다시 하루가 꼬박 지나고 나니 남편은 열도 떨어지고 밥은 못 먹었지만 얼굴은 조금씩 편안함을 되찾아갔다.

다음날 아침에 의사는 다시 한 검진 결과를 이야기를 했다.

"염증은 아직 많지만 그래도 배가 약간은 가라앉았네요"

아니 그럼 남편의 배는 돼지같이 살이 쪄 불러있었던 것이 아니라 염증으로 인해 배가 남산만 해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진료실을 나와 남편의 손을 잡으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자신은 아파서 배가 불러 고통스러웠는데 마누라라는 사람은 의사의 배가 부르다는 소리에 웃어워 죽겠다는 식으로 손뼉을 쳐가며 포복절도를 한 것을 어떤 맘으로 봤을지 너무나 가슴이 아파왔다.

"왜 울어. 너 어제 내배 때문에 웃었던 거 미안해서 그러지?"

"응 살찐 배인 줄 알았거든"

코로나로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울지 말라며 괜찮다는 손짓을 하며 자신이 입원한 병실이 있는 3층의 벨을 눌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곳에 가면 남편이 없다는 생각에 너무나 외롭고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지금은 퇴원하여 돼지고기도 술도 먹고있지는 않지만 친정엄마가 캐어주신 쑥즙을 먹으며 다시 올 돼지고기와 소주의 만찬을 기다린다.

"내 막무가내로 웃어서 정말 미안하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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