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틀린 소리

휴대폰

by 김세


나의 남편의 직업은 자동차 수리에 관한 일을 한다.

나는 집에서 소리 없이 조용하게 아이패드에 몇 자를 끄적이는 글짓을 한다.

소음 그건 남편 휴대폰의 이름이다.

아침부터 전혀 다른 세상에 살다 보니 둘의 핸드폰에 관한 꼬락서니가 완전히 틀려있다.

남편의 휴대폰은 깨어지고 알람 소리와 벨소리는 주위의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가장 강력한 오토바이의 시동을 거는 소리였고 액정은 사고 난 자동차 마냥 그 모든 상태는 그야말로 정말 험한 꼬락서니 었다.

나의 휴대폰은 깨어진 곳 없고 소리없는 침묵의 무소음이다.

깨끗이 광이 나고 벨소리 또한 글짓을 하다 아이폰의 세계적인 공동의 벨소리 같은 그것에 놀라는 일이 종종 있어 늘 무음으로 해놓는다.

"여보 도대체 뭐한다고 전화를 안받아"

"아니 엄마는 어디 갔어?"

"아빠 엄마가 연락이 안돼 무슨 일 있어?"

남편,딸,아들 어떤때에는 친정 엄마까지 나를 찾는다.

세상 궁금한게없는 나는 전화도 카톡도 문자메시지도 잘하지않는다.

전화를 잘 받지않는 나에게 쏟아지는 걱정 반 짜증반의 가족들의 소리이다.

그러다 보니 잠시 외출을 하여 친구를 만나 모임에서 술을 먹고 10시쯤 버스를 타고는 그나한 취기에 멍 때리고 버스밖의 집으로 돌아가는 차를 구경을 하고 있었다.

20분쯤 버스에서 내려 휴대폰을 보니 남편에게 이미 벌써 8통의 전화가 와있었다.

물론 분명 나이 든 마누라 어디에선가 술 취해 졸아버릴까 걱정이 되어서 하는 것이겠지만 가출도 아니고 너무 전화를 해대어 은근 짜증이 났었다.

성격도 급한 데다 경상도 사람이라 말 한마디를 힘주어 말하면 금방이라도 싸움이 일어나는 줄 알고 주위에서는 이미 문을 반쯤 열어 구경을 나서기 일보 직전이다.

하지만 그렇게 남편의 센 발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는 싸움을 하지 않는 곰탱이들처럼 무덤덤하게 넘어간다.

한날 남편이 나의 무소음 휴대폰에 관해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당신은 집에 있으면 벨소리 들리게 해 놓으면 안 되나?"

"응 알았어 엄마한테 갈 때 버스에서 벨이 울릴까 무음으로 해놨다가 잊어먹었어 집에 오면 무음 해제해놓을게"

남편은 그렇게 긍정의 무대답으로 넘어갔다.

며칠후 휴일날 조용히 글짓을 하는 나와 자신의 휴대폰의 뉴스를 읽고 있던 남편은 깜짝 놀라 남편은 휴대폰이 손에서 떨어지고 나도 글짓을 하다 깜짝 놀라 방석에서 엉덩이를 4m 정도의 아주 높은 곳으로 솟는 기분이 들 정도로 벌떡 뛰었다.

바로 무음 해제된 내 휴대폰의 벨소리 때문에 둘은 같이 놀라버린 것이다.

기계에 대해 아주 무능한 나는 벨소리를 줄이는 것을 하지도 못했지만 남편 또한 자동차 기계만 알고 휴대폰 벨소리는 자신의 직업 때문에 무조건 제일 커야 한다는 사람이었기에 벨소리의 강약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너무 놀라는 모습에 참으로 30년을 살아도 아직도 사랑해라는 말을 할 정도로 또다시 나를 꼬시려는 다정한 말을 한다.

"아이고 놀레레이 집에서 당신 벨소리 죽여놓아야겠다 그렇게 놀래면 머릿속 뇌가 등신 되는 데는 금방이겠다 콱 죽여놔라 내가 카톡으로 보넬 떼니깐 한가하면 그때 답 보네라"

이렇게 휴대폰 벨소리에 똑같이 놀라 쳐다보며 난 나의 뇌가 등신도 안되고 벨소리를 죽여 버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반드시 벨소리가 싫어 그 놈을 죽여야했다.

하지만 남편은 카톡이나 메시지에 글을 잘 못쓴다.

카톡을 보넨다고하니 카톡을 보내면 꼭 한가할 때 보아야겠다.

나는 거친 말따로 속마음 따로의 남편을 잘 알고 있었기에 벨에 관한 무음의 연속이 될 수 있는 허락을 받아 지금 이 순간도 죽여버린 벨소리에 등신이 되지 않고 편안히 글짓을 하고 있다.

이렇게 브런치에 몇 자 끄적일 수 있게 도와준 이해심 있는 남편에게 감사함을 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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