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뱃속에서 키워 잘생기고 이쁘게 낳은 아들과 딸의 태몽을 난 꾸지 않았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았던 나는 태몽을 꿀만한 성숙함이 없는 급한 성격이라 태몽을 나의 눈에서 찾지도, 보지를 못했다.
그나마 아들의 태몽은 신랑이 꿔줘 어디다 할 말은 있었지만, 딸은 영 누구에게도 듣지도 받지도 못한 상태였다.
아들의 태몽을 말할 때는 남편에게 들었던 것을 더 미화하고 아름답게 포장해서 사실 그대로 말한다.
어느 날 내가 낳은 두 놈들과 그 나하게 술을 한잔 마시고는 어릴 적 엄마가 한 말이나 장난을 기억하고 깔깔거리며 웃는데 갑자기 아들은 자신의 태몽이 뭐냐고 물었고, 남편에게 들었던 그 꿈을 아주 신이 나게 세세히 이야기를 해줬다.
"그래? 우와 태몽 좋다."라고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딸도 큰 눈을 깜빡이면서 나에게 물었다.
"엄마.. 저는요?"
일순간 입은 파르르 떨리고 눈은 어디를 봐야 할지 이쪽저쪽 봐가며 갈피를 못 잡았고 , 손은 술잔에서 저 혼자 달달거리며 흔들리고 있었다.
딸은 정색하며 다시 물었다.
"엄마 내 태몽꿈 몰라?"
"아니.. 알아?"
"뭐야?"
나는 희미한 기억과 이전에 꾸었던 가장 좋은 꿈을 떠올리며, 빠르게 입 근처로 나와주길 기다렸다.
그러고 난 입을 열었다.
"음... 우리 딸의 태몽꿈은 큰 소나무에 부엉이가 앉아 있었어. 근데 부엉이가 눈이 얼마나 크고 예쁜지 엄마가 불렀더니 엄마품으로 쏙 들어오더라."라고 했다.
내가 꾼 꿈에 딸과 같이 큰 눈을 가진 부엉이를 억지로 엮어 태몽을 만들어 주었다.
"오빠보다는 약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네."
왠지 떨떠름한 얼굴에는 뭔가 의심을 가진듯해 보였다.
어쩔 수 없는 가짜 태몽이었지만 존재 자체가 빛인 딸은 굳이 태몽까지 앞질러 우리에게 주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아이였기에 가짜 태몽은 진짜 태몽이 되었다.
안정감이 있고 짧은 태몽이었지만 내가 딸에게 해준 태몽의 이야기를 나 스스로 잊어 먹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 그것은 딸의 태몽이 되었으면 한다.
언제가 알게 되는 한이 있어도 큰 부엉이는 딸의 귀여운 얼굴과 닮아 그건 불변하는 아이의 태몽으로 자리를 잡기를 바라며...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은 이것과도 연관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