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끈 짧고 승질급하고 그리고 학창 시절 글짓기에 상장 한번 받은 적 없던 내가 웹소설을 쓴다고 무작정 덤볐다.
특별한 재능이나 이유 없이 상상력만으로 만 써보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 남편은 적극적으로 찬성을 해주어 알게 모르게 은근 용기가 생겼다.
남의 글을 빼겨적을까, 딴사람들의 책이나 쓴 소설을 읽는 것이 왠지 걱정되었다.
그래도 가끔은 훔쳐보았다.
그렇지만 빼기지는....
역시나 참 잘 쓰는 인간들이 오지게 많았다.
조그마한 머리에서 얼마나 많은 글들을 내뿜는지 그것들은 외계인처럼 보였다.
밥만 먹고 글만 쓰는 놈들이었다.
어쩜 고롷게 야물딱지게 잘 적는지 나이 많은 나는 은근 위축되고 머리의 뇌는 자존심이 상했다.
가슴에서 자존심이 상했으면 웹소설 쓰는 것을 포기하고 티브이나 볼 건데. 뇌만 자존심이 상한 것이 이상하게 글 쓰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인기가 좋아 조회수가 올라가면 세상 일인자가 금방 될 것같이 아랫배에 힘이 주어지고 딴 사람들은 쭉쭉 올라가는데 내 것만 더디면 배에 가스가 차 온몸이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만 쓰고 일이나 찾아 돈이나 벌자고 생각하다가도 이 머릿속의 쓸데없는 상상은 왜 떠오르는지 또 새로운 장르로 글을 끄적인다.
며칠을 두고 내가 쓴 글을 들어다 보며 '이야 웝소설계에서 안 쫓겨난 게 천만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글이 개판 오 분 전이었다.
그러면 그때는 뇌가 자존심 상한 것이 아니라 가슴이... 가슴이 자존심이 상했다.
가족들이 내 글을 읽고 웃을까 은근 신경도 쓰였다.
딸이 참 글을 얌전하게 잘 쓴다.
분명 날 닮았으리라 생각했지만 내 딸은 아무도 닮지 않았다.
그냥 지가 잘나게 태어나 글도 잘 쓰고 차분하고 일도 잘하는 것이었다.
전혀 우리 부부의 작품은 아니었다.
글쓰기 싫어하고 책 읽기 싫어하는 내 남자와 성격이 급해 웹소설의 조사들을 이상하게 쓰는 나와는 전혀 틀린 내 아이는 웹소설 pd를 한다.
내 글에 지적질을 할 때는 글 쓰는 이름을 바뀌 버리고 싶었지만 나에게 진심 어린 지적질 할 X
는 그 X 말고는 없다.
글도 쓸 때마다 늘었다.
웃긴 단어도, 이상한 단어도, 외우기 어려운 단어도 하나씩 더 알게 되었다.
글을 써 자랑질하겠다는 내 마음은 변했다.
자랑질은 제일 기본이고 배움 질도 너무 좋아 웝소설계를 벗어나지 않을 생각이다.
사람은 일평생 배운다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집안에만 있으니 몰골은 촌년이 다되었다.
세상 시름 다 안고 사는 여편네가 되어 시골 촌뜨기가 되었다.
색조화장도, 옷도 신발도 관심 없어진 지 오래다.
매일매일 조회수와 관심수와 들여다만 봐도 그것은 쇼핑의 끝판왕이었다.
조회수 색조 세트에 관심수 향기까지 난 매일 촌뜨기가 되어 쇼핑을 위한 웹소설을 헤매고 다닌다.
사람들은 글만 봐도 그 사람의 성격을 안다고 한다.
남편은 내 글을 보고 저돌적이라 했다.
딱 성격 그대로였다.
자신의 성격이 아닌 글로서 성격을 숨기는 방법을 배워볼까 한다.
얌전하고 교양 있고 끼가 철철 넘쳐흐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