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g과 피칸파이

한 달에 5kg 찌기 (2)

by 주스

사람이 쓸데없이 열심일 때가 있다.

피칸파이 레시피를 만들어 내겠다고

한 달을 피칸파이를 구웠다.


나는 제빵 자격증은 물론 없고

제빵 자격증을 따러 다니는 친구의 마루타가 되어

연습하다 나누어준 빵을 맛있게 먹은 적은 많다.


나는 빵순이로 자타공인되어

제과 제빵 자격증을 따는 것을 권유받은 적이 많다.

그러나 만들 시간에 하나 더 찾아 먹는다는

식탐에 충실하게 살아갔다.


그러나 삶은 타협이다. 내 멋대로만 살 수 없는 환경이 생겼다.

빵집이 별로 없는 동네로 이사 오게 되었다.

여기는 신도시. 어린애 엄마는 빵지순례가 쉽지 않다.

적당히 타협하고 먹는 빵은

식탐인의 의욕을 상실시킨다.


때 꽂힌 것이 피칸파이다.

우연히 참여한 쿠킹클래스에서 피칸파이를 만들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어디서도 아직 못 먹어본 맛.

'만들어 먹는다는 것은 내 입맛에 맞는 맛을 찾아갈 수 있는 것이구나.'

그 피칸파이를 집에서 똑같이 만들어 그 맛을 내고

또 그 피칸파이를 내 입맛과 재료를 나의 기호에 맞추어 레시피를 계량하였다.


그렇게 삶은

피칸파이로 향하고 실패를 거듭하며 남은 것을 먹으며

한 달을 보냈고, 결국 내가 원하는 피칸파이에 다 달았다.

그리고 살 5kg을 얻었다.


그 레시피로 몇 년간 피칸파이를 선물하며 주변에 칭찬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신도시도 많이 발전하여 빵집이 지천이고

인터넷에서도 온다.

그 열정의 피칸파이는 더 이상 집에서 구워지지 않는다.


다만, 난 망해도 굶어 죽지 않을 레시피는 하나 가지고 있다는 위안과

가끔은 식탐과 열정이 가득했던 그 시절이

젊음이었나 싶다.


뭔가에 열중하고 몰입하는 것.

그것을 열정이라고 하던가? 그리고 열정이 있으면 젊다고도 하더라.

열정의 불씨를 꺼뜨리지 말길

작은 것에도 내가 원하는 기호를 놓지 말고 즐기길 바라본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놀이 삼아 열중과 몰입까진 아니어도

뚜벅뚜벅 계속 가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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