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g과 조각 케이크

한 달에 5kg 찌기(1)

by 주스

한 달에 5Kg 빼는 다이어트는 어렵지만

한 달에 5Kg 찌는 것은 하나도 안 어렵다.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해서 오히려 살이 빠져서 문제라

임신 중에 '20kg을 쪘다.'

'30kg을 쪄서 임신 중독증의 위험이 있었다.'는

경험은 없었지만


1달에 점심 식탐으로 5kg을 쪘다.


체중계 앞에서 놀랐고, 이 원흉은 케이크 판매점 때문이다.

일본 동경에 잠시 머무르고 있을 때가 있었다.

나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케이크 판매점.

케이크는 나의 완소 중의 완소 식탐 키워드다.


조각케이크가 줄을 서서

나란하고 빼곡하게 종류별로 층층이 진열된 그 아름다운 모습

나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점심을 먹지 말고

그 대신 그 케이크를 하나씩 먹어보는 것으로 선택했다.


지금도 그 유리 진열대 안에 많은 조각 케이크가 눈에 선하다.

하얀 딸기케이크, 몽블랑, 쵸코 케이크, 캐릭터가 올려진 케이크...

하루에 하나씩 '오늘은 어떤 아이를 데리고 갈까' 하는 그 즐거움은

소소한 하루의 행복이었다.

모든 케이크를 한 달 동안 거의 다 먹어 본 듯했을 때에야

나는 나를 자각하고 체중계에 결과와 마주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중간에는 체중계 따위에 올라가고 싶지도 않았다.

거의 다 먹어 봤으니 이제는 그만하라고

이성이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체중계라는 극단적 쇼크를 선택한 것 같다.


정확히 5Kg.

인생은 타협이다. 그만 먹어도 억울할 것 없다.


어느 해 이른 크리스마스 장식이 도쿄 안을 예쁘게 꾸며놓은 그 시절

나의 젊은 날의 타향살이는

아직도 조각 케이크처럼 달콤한 기억과

체중계의 비주얼 쇼크와

같이 혼제되어 깊게 남아있다.


여행이 아니라 처음 살아본 그 땅에서

나에게 위안이 되어준 음식이 있어서 감사하다.

하루의 중간쯤 나에게 오후를 버틸 힘을 주고

낯설고 어려움과 외로움에 우울해지기 쉬운 그때

나에게 발견되어 줘서 참 고맙다.


지금도 백화점 지하의 케이크 진열대에 눈을 뗄 수 없지만

그 달콤함은 충분히 머리로 각인되어

한달 치 케이크와 바꿀만한 다른 선택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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