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나 말고 없는데... 혹시, 저... 말입니까?
점심때가 다가온다. 오늘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
세상에 첫발을 내민 신입.
난 드디어 열심히 한 달 일한 월급으로 밥값을 하는
아니, 내 돈으로 밥값을 내는 매일의 점심시간을 나름 뿌듯하게 보내고 있었다.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 내 앞에서 마주 오던 직장 선배가 불렀다.
"야~ 먹깨비! "
주위에 나 말고 없는데... 혹시 나?
"저... 말입니까?"
잘 먹어서 예쁘다는 이야기는 들어 봤어도
먹깨비는 지금 생각해도 충격이다.
먹깨비의 '먹'에 방점이 있다기보다는
고스터바스터즈의 초록 먹깨비의 외모를 연상했지 싶다.
어리고 여린(?) 마음에
그 후로 나의 신성한 점심시간에 좀 위축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요즘처럼 먹방의 위상이 높은 시절이 올 줄 알았으면 신경 쓰지 말고 쭉쭉 탠션을 계속 올렸어야 했었나?
대식가는 아니라서 먹방 유튜버는 못 되었으려나 싶기도 하다.
먹깨비라는 별명이 이제야 나쁘지 않게 긍정적으로 생각되는 것은
그만큼 시간이 지났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식탐이라는 세계를 아직도 붙잡고 있는 나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 하겠다.
이제 나의 작지만 소중한 식탐의 세계를 글로 풀어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