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이해하고 엄마들을 위로하는 책(긁로 읽는 부모상담)
안녕하세요. 저는 임상심리전문가 최효주입니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수련을 거쳐 전문가가 되기까지 어느덧 20년이 지났고, 그동안 다양한 현장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부모님을 만나왔습니다. 그런데 상황이나 사람은 제각각이어도, 부모로서 호소하는 어려움은 비슷하고 또 반복되는 게 있었습니다. 그동안 자녀 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오신 어머님께 도움이 되었던, 그래서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지식과 경험을 효과적으로 전달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요즘 들어,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어머님에게 위로와 응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어, 조금이나마 요즘에 아이들을 키우는 어머님들께 도움이 되는 지식과 위로를 전하려고 합니다.
아마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양육과정에서 자녀의 개성을 존중하고 자녀의 특성을 고려해서 양육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자녀 갈등이 생기거나 자녀에게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막연히 부모가 뭔가 잘못한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은 누구나 어딘가 부족하고 하자가 있고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부모도 개성이 있고 사정이 있는 ‘사람’이라,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합니다.
만약, 부모 자격을 제대로 갖춘 사람만 부모가 될 수 있다고 하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부모가 될 수 있을까요? 과연 ‘부모 자격’을 모두 갖추고 부모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할까요? 그렇다면, ‘부모 자격’이라고 하는 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 기준은 누가 정할 수 있을까요? 만약, 누구나 동의하는 ‘부모 자격’이라는 게 있다면, 이 기준에 들어맞는 사람이 몇 없어서 인류는 절멸할 지도 모릅니다.
저는 요즘 사회에서 ‘부모’를 바라보는 관점이, 또는 부모에 대한 기대가 어쩌면 비현실적으로 높게 잡혀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는 시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 부모답지 못하다고 필요 이상으로 자책하는 부모님을 위로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워 본 사람도, 또는 키워보지 않은 사람도, 요즘 시대에 ‘엄마’역할을 한다는 게 어떤 건지, 현실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엄마’를 현실적이면서 관대한 시선으로 보는 데, 이 책이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정보는 많지만, 정답을 알 수 없는 이 시대를 ‘엄마’로 살아가는 분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려고 합니다. 지금 부모 역할을 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읽으면서, ‘부모 상담을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 역할을 하고 있는 자신을 좀 더 관대하게 바라보고, 자신의 엄마, 그리고 자녀를 이해하고 용서하는데 도움이 되면 더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들을 통해, 자신이 엄마 역할을 하면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하는 걸 구분하는데 도움을 받으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여담이지만, 원래는 ‘부모’에 초점을 맞춘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빠들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책으로 쓸 만큼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엄마’만 위로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이런 생각들을 하고 이런 책을 쓰기까지, 부족하고 어리숙한 저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준 가족에게 감사합니다. 심리학 공부를 시작한 1999년부터 지금까지 이 일을 하면서 만나왔던, 척박한 환경에서 함께 공부해온 친구들과 동료분들 그리고 선생님들 그리고 많은 배움을 아낌없이 주셨던 세 분의 스승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만난 많은 부모님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