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필리핀에서 입국한 뒤, 의료검사를 하고 머물고 있던 해운대의 한 병원에서 처음으로 부모를 만났습니다. 마지막이라고 봐야 할지요... 당시에는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고 있을 단계였고, 혐의사실에 대한 많은 부분들이 아직 명확하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아이는 부모를 어려워했고, 부모에 대한 많은 부정적인 표현을 했습니다. 지금도 그 상태는 여전합니다
학교를 보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워 특수학교를 알아보고 다행히 입학을 했으나, 코로나로 얼마 다니지 못했습니다. 코로나도 문제였지만... 당시 있던 장애인공동체에서 소아조현병 증상이 조금씩 나타나면서 단체생활이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아이는 정신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가정신병원 생활이 길어지면서 차라리 부모가 있는 집으로라도 갈 수 있었으면 하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슬픈 말이지요... 아이에게 돌아갈 집이 있을까요?
정신병원에서 언제 퇴원한다는 기약 없이 지내고 있는데, 아이를 받아 줄 시설조차 현재로서는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당장 어떻게 할 방법도 없습니다.
학대아동이나 장애인 관련시설의 상황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에,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 아이를 무턱대고 받아달라 할 수도 없습니다. 지속적인 정신과 치료로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또 어떻게든, 어떻게든 해봐야지 할 뿐입니다.
얼마 전 아이와 통화를 했을 때 필리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필리핀에서 코피노로 알고 아이를 돌봐줬던 체리티 선생님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필리핀에 가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차라리 필리핀에 있었으면 정신병원 신세는 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